
친부모 찾기 위해 올림픽 출전
입양전 토비도슨의 한국에서의 행적은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자료도 제대로 남아있는 것도 없어 2005년 토비도슨은 한국의 친부모 찾기에 나섰지만 별 소득 없이 끝났다. 하지만 토비도슨은 어릴 적부터 매년 한국인 입양아 캠프에 참가했고 이제는 캠프에서 상담가로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한국을 향한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도슨이 토리노 동계올림픽 모굴 스키에서 동메달을 거머쥐며 미국을 스키 노메달의 수렁에서 건저내 일약 스타덤에 오르면서 친부모 찾기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부문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토비는 NBC 올림픽 공식 사이트의 개인별 소개 섹션에 입양 당시 사진 등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 12장을 올려놓았다. 토비도슨이 어린 시절 사진을 올린 이유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통해 혹시라도 자신의 친부모가 알아보고 연락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었다. 토비도슨은 몇년 전부터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친부모를 찾고 있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토비도슨의 얼굴이 일제히 언론에 보도되자 부산의 한 50대 남자가 "도슨이 25년전 잃어버린 아들인 것 같다"며 나선 것이다.
부산에서 시외버스 운전을 하고 있는 김재수씨(52)는 친구들이 토비도슨의 사진을 보고 먼저 전화를 해올 만큼 토비도슨과 닮아 있었다. 그 당시 김재수씨는 토비도슨의 어린 시절 사진 등을 보고 "1981년 부산 동구 범일동 중앙시장 부근서 잃어버린 아들의 얼굴 생김새와 나이 등이 토비 도슨과 비슷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토비도슨과 친부모임을 주장하는 김씨와의 만남은 빗나갔다. 국내에서 10여명의 사람들이 '도슨이 자기 아들'이라고 주장하고 친부모 찾기와 관련해 200여통이 넘는 이메일을 받는 등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되자 심리적 부담을 크게 느낀 토비도슨이 한국 방문을 취소했다. 토비측은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친부모를 개인적으로 조용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찾고 싶다고 밝혔다.
토비도슨 친부 만나다
한국 출신인 미국의 스키선수 토비 도슨이 드디어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 김재수씨를 헤어진 뒤 26년 만에 만났다. 2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먼저 나와 기다린 도슨은 10분 뒤 나타난 아버지를 “오래 기다리셨어요”라는 서툰 한국말로 맞았다. 부자는 한눈에도 서로 알아볼 만큼 닮았지만, 먼 미국땅에서 26년을 자란 아들은 반가운 인사를 직접 건네지 못하는 ‘외국인’이었다. 김재수씨는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당시 “내 아들이 확실하다. 유전자 검사에도 응하겠다”고 했던 김재수씨는 토비도슨의 이번 방한을 추진한 한국관광공사의 제안에 따라 지난달 3일 유전자 검사 전문업체에서 디엔에이(DNA) 검사를 받았고, 21일 친아버지가 확실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김씨는 “공항에서 만나고 싶었지만 아들의 일정이 바쁠 것 같아 참았다”며 “1년 넘게 참았는데 하루이틀 못 참겠냐”고 말했다. 김씨와 이혼한 상태인 도슨의 친어머니는 이날 회견장에 나오지 않았다.
입양들을 위한 재단 설립
오는 4월 결혼할 예정인 토비도슨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약혼자 리아 헬미(39)를 아버지와 동생에게 소개시켰다. 그는 “한국말을 반드시 배워서 다시 만난 가족들과 잘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수씨는 “훌륭하게 자란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와줘 고맙다”며 꼭 잡은 도슨의 손을 놓지 않았다. 김씨는 “아이를 잃어버린 뒤 고아원과 경찰서 등을 돌아다니며 찾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못 찾았다”며 옛일을 회상했고, 토비도슨은 “내가 자라온 배경으로는 당시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지만 아버지를 원망하기 위해 만난 것은 아니다. 아버지를 만난 것은 그동안 삶이 순탄했고, 운이 좋은 삶이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토비도슨은 또 “양부모를 만나 많은 기회를 얻었지만, 입양아로 살면서 한국과 미국이라는 다른 두 세계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미국의 한국계 입양아들은 부모와 다른 피부색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자신감을 잃은 경우가 많았다”며 “토비도슨재단을 통해 입양아들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토비도슨씨는 “내가 자라난 많은 시간을 보여주는 단편”이라며 아버지에게 미국 대표팀 마크가 붙어 있는 스키업체 브랜드의 스웨터를 선물했다. 토비도슨은 홀트아동복지회 방문 등 공식 일정을 마친 뒤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토비도슨은 누구인가?
한국계 입양아인 미국 스키 스타 토비 도슨(29·한국명 김수철)은 2006년 2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화제를 모았다.당시 2006년 2월 NFL 슈퍼볼 우승과 함께 MVP를 차지한 미식축구 한국 혼혈 스타 하인스 워드에 버금가는 입양아 스타로 한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토비는 한국 이름인 수철의 이니셜을 넣어 자신의 이름(토비 S.C. 도슨)을 표기할 정도로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1978년 부산에서 태어난(친아버지로 밝혀진 김재수 씨는 1979년 생이라고 주장) 그는 세 살 때인 81년 9월 집을 잃고 길거리를 헤매던 중 경찰에 의해 고아원으로 보내졌다.고아원에서 본명(김재수씨에 따르면 '봉석')이 아닌 김수철이라는 이름을 얻었던 그는 82년 5월 미국의 스키 강사인 마이크 도슨 씨 가정에 입양됐다. 콜로라도주 베일의 눈덮인 산악지대에서 새 삶을 얻어 스키 선수로 거듭난 토비는 입양되던 해인 네 살 때부터 스키를 탔으며 울퉁불퉁한 눈 둔덕 사이로 벌이는 숨 막히는 질주에 매료돼 모굴 스키에 빠져들었다. 2002년 미국 모굴 챔피언이 됐으며 이후 7차례 월드컵 스키대회에 출전해 6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2005~2006 시즌 프리스타일 월드컵 남자 모굴 우승, 2005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모굴 2인조 우승 등이 주요 수상 경력이다.
한편 골프선수로 전향을 선언한 토비 도슨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으며 자선행사를 위한 USPGA, USLPGA, 지역 골프대회 등의 프로암(Pro-Am) 대회에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월에 있었던 밥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 대회 아마추어 부분에서 -58으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하였다.
또한 자신과 같이 입양된 처지에 있는 이들의 문제에 관심이 많은 토비 도슨은 지난 2003년부터 미국 현지에 있는 한국 입양인들의 단체인 Korea Heritage Camp에 깊이 관여하여 카운슬러 역할을 담당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해왔다. 따라서 이번 방한 기간 동안에 홀트 아동복지회를 방문할 예정이며, 또한 토비 도슨 파운데이션(Toby Dawson Foundation)을 설립하여 한국의 고아원 및 입양아 단체를 돕는 일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