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모녀가 연기하는 '죽음의 설득'
실제 모녀가 연기하는 '죽음의 설득'
  • 이문원
  • 승인 2004.06.0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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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열전 일곱 번째 "잘자요, 엄마"
'부자' 연기자들은 간혹 볼 수 있어도 '모녀' 연기자를 보기란 참 어려운 일인데, 그 '흔치 않은' 리스트 중에서도 윤소정-오지혜 모녀만큼 각자의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들도 없을 것이다. 동아연기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베테랑 여배우 윤소정과 역시 오랜 동안의 연극계 생활을 통해 다져진 연기력으로 지난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통해 확고부동한 '연기파 여배우'의 자리를 차지한 오지혜. 이들 둘이 '마침내' 한 무대에서 만나 보기 좋은 연기력 대결을 펼치고 있다. 그것도 이 둘의 실제 관계와 똑같은 '모녀 관계' 설정으로 말이다. 근래 연극계에 이 정도의 '화제거리'가 또 있을까? 윤소정-오지혜 모녀의 상봉작은 다름아닌, 1985년에 국내초연된 이래 꾸준한 인기를 얻어온 마샤 노먼의 퓰리쳐상 수상작 <잘자요, 엄마>. 이미 연극팬들 사이에서의 '필수 아이템' 수준을 벗어나 공연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모두 한번 쯤은 관람했을 법한 연극이기에 인지도 면에서는 가히 '정상급'이라 할만한 연극일텐데, 그간 '실제 모녀'가 이 연극에 투입된 일은 전연 없었기에 - 해외에서도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 특히 이번, '연극열전'의 일곱 번째 연극으로 기획된 공연만큼은 이미 관람했던 관객들일지도 꼭 한번 다시 찾아 볼만한 '이유'가 충분히 될 수 있을 듯. 갑작스럽게 '자살'을 주장하며 어머니를 설득하려 하는 30대의 이혼녀 딸과 이를 적극적으로 말리려 하면서도 정작 딸을 이해하려 하지는 않는 꽉 막힌 노년의 어머니. 이 답답하고, 한없이 침잠된 '소통불능의 오딧세이'에 과연 윤소정-오지혜 모녀가 어떤 식으로 새로운 비젼을 불어 넣어줄지, 그리고 '실제 모녀'의 모녀 연기란 과연 어떤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지 확인해볼 수 있는 이번 공연, 초여름의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장소: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일시: 2004.06.0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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