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없는 신당 밑그림
정체성 없는 신당 밑그림
  • 박익찬
  • 승인 2003.04.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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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盧-反盧 분당 위기 신당창당의 밑그림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정체성이 없어 허구로 비춰지고 있다. 신당의 모습은 두 형태로 민주당이 간판을 내리고 새로운 간판을 다는 신당과 제3세력과의 새로운 결집으로 이루어지는 신당의 모습이다. 그러나 親盧와 反盧로 나뉘어 신당이 창당될 것이라는 분석에 강하게 무게를 싣고 있다. 나가서는 두 당이 되었다가 하나로 통합 또는 연대하는 그림으로 갈 수도 있다. 신당의 대선 후보로는 현재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보다 지지율이 앞선 정몽준 의원이 0순위로 손꼽고 있고 이한동 박근혜 고건 등의 인물이 거명되고 있다. 또한 8.8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인해 원내 의석수가 과반수를 넘어서서 그동안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자민련과 김종필 총재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털이 다 빠진 독수리와 같은 김 총재이지만 반창 구도를 위해서는 자민련의 한 석이라도 소중한 신당에서 합류를 적극 권유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김 총재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쉽게 합류나 연대를 권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당무회의에서 신당의 정체성에 대해 “큰 방향은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지역분열을 극복할 전국정당이자 중도적 개혁정당”이라고 ‘중도개혁’을 노선으로 삼을 것임을 결의했다. 하지만 김원길 신당추진준비위원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신당의 노선에 대해 “진보와 ‘보수를 모아놓고 보면 실제론 같은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는 대개 ‘중도보수’ 또는 ‘중도’”라고 ‘개혁” 성향을 지나치게 부각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비쳤다. 당내에선 이에대해 “신당의 노선과 색깔에 대한 공감대가 명확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신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을 예고하는 대목”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내 다양한 신당추진파 사이에선 김종필 자민련 총재, 김윤환 민국당 대표 등 보수적 인사들의 신당참여 문제를 놓고 계파간에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노무현 후보가 12일 “자민련 참여문제는 부수적이고 핵심은 경선의 성립 여부”라며 신축적인 입장을 보임에 따라 신당의 색깔을 둘러싼 계파간 갈등은 일단 잠복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신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은 향후 신당 추진과정에서 외부인사 영입문제 등과 맞물리며 언제든지 다시 불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親盧-反盧 분당 위기 민주당이 신당 창당 추진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지위와 신당의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 문제를 놓고 친노(親盧)와 반노(反盧)간 한판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돌입하고 있다. 결국 노 후보 중심 신당이냐(친노), 노 후보 배제 신당이냐(반노)를 놓고 분당도 불사할 기세인 양측의 일전 움직임에 그동안 당내 갈등의 ‘봉합실’ 역할을 해온 중도파도 선택의 기로에 서서 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안팎의 여건상 신당 추진이 어떤 방향으로든 진척이 있기 위해선 노 후보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친노측은 ‘국민경선’이란 개혁명분만 확고히 잡고 자민련과의 합당이나 창당 일정 등에선 신축적인 자세로 중도파를 우군화하려 하고 있고 반노측은 ‘기득권 고수’라는 반박논리와 ‘분당’ 위기감으로 중도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 의원 113명(재보선 당선자 2명 포함) 가운데 골수 친노와 반노 그룹은 각각 20명 안팎이며 나머지 70-80명 정도가 두텁게 중도파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親盧-노무현 후보 노 후보 정치고문인 김원기 의원과 정동채 후보 비서실장, 천정배 정세균 이강래 의원 등이 핵심참모 그룹이며, 임채정 문희상 장영달 이재정 이호웅 의원 등 재야출신과 개혁파 의원, 임종석 이종걸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이 지지.지원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인제 의원을 핵심으로 한 반노 그룹이 노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서명운동이나 심지어 탈당 가능성을 무기로 압박을 강화하는 데 대해 “명분없는 행동에 동참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노 후보 진영은 그러나 16일 원내외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세대결 가능성에 대비, 중도파로 분류되는 원내외 위원장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나서는 등 국민경선 관철을 위한 정지작업에 주력키로 14일 핵심참모 대책회의에서 결정했다. 특히 16일 회의에선 노 후보가 인사말 형식으로 직접 나서 신당의 대선후보 선출방법으로 국민경선제 채택과 신당추진의 조속한 매듭 등을 ‘핵심사항’으로 강조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 창당은 당무회의에서 공식 결정된 만큼 그대로 추진하되 후보직을 신당 창당 때까지 유지한다는 것도 당시 회의에서 결정됐던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있고, 국민경선은 ‘신당’의 대국민 호소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원칙이라는 입장을 갖고 정면돌파한다는 생각이다. 분당 위기 상황에 대해 정동채 후보 비서실장은 “한나라당은 일사불란하다가 일당독재로 갈 것이고, 민주당은 중구난방하다가 일사불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반노진영의 탈당을 통한 분당 가능성에 대해 “당이 반으로 쪼개지고 정몽준 의원과 이들 이탈세력이 함께 할 경우 대선은 어려워질 것이지만, 반노파가 이탈하더라도 탈당 수준이지, 신당 수준이 되겠느냐”고 반노세력의 힘을 평가절하했다. 反盧-정몽준 후보 이미 이달 말까지 다단계로 탈당을 결행, 제3후보군 및 제3세력과 연대해 통합신당을 만드는 시나리오까지 흘러나올 정도로 ‘결행’의 분위기가 팽배하다. 다만 결단에 앞서 16일 원내위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노 후보와 한화갑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총공세를 벌여 ‘백지신당’ ‘통합신당’ 노선의 관철을 시도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14, 15일 이틀간 특히 중도파 의원들과 개별접촉을 통해 우군화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탈당 등 결행에 대비한 세규합과 확인의 의미도 겸했다.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은 물건너 갔다는 결론을 내리고 ‘탈 DJ’ ‘탈 민주당’을 내건 독자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알려진 시나리오로는 경기지역 의원 4-5명을 시발로 내주 초께 1차 탈당을 결행한 뒤 2차로 이인제계 의원 7-8명이 탈당에 합류하며 3차로 충청권과 서울, 인천 등 수도권 및 강원, 호남 일부 등 15명 내외가 합류, 이달 말까지 25명 안팎으로 과도신당 형식의 원내교섭단체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어 9월초께 대선 출마여부를 밝히겠다는 정몽준 의원 등과의 교섭에 착수, 10월말까지 대선후보-당대표 선출 등 창당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인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내 신당 논의는 더 볼 것도 없이 샅바도 잡기전에 이미 경기가 끝난 것”이라며 “국민통합적인 신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으며, 실리와 실용의 추구를 위해선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행동’을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반노 진영의 독자신당과 친노 성향의 정당이 각각 후보를 내 대선과정에서 경쟁을 벌인 뒤 11월 말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다시 통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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