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가 강재섭 대표의 경선 중재안(8월-23만명)을 논의한 끝에 ‘8월-20만명’이라는 밑그림을 그렸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비쳤으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은 여전히 크게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기존 주장을 살펴보면, 이 전 시장은 ‘7월-20만명’, 박 전 대표는 ‘9월-23만명’, 손 전 지사는 ‘9월말 이후-100만명’을 제시했었다. 서로의 입장차이가 커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는 이렇다할 중재안을 타결하지 못한채 세 후보의 신경전을 지켜보아야만 했었다.
그러나 각 후보측은 경선 규칙 하나를 놓고 너무나 오랫동안 지루한 싸움이 계속되는 것에 대한 당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에 대해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은 그동안 ‘7월 경선’을 고수하며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음을 강력히 드러냈지만, 더 이상의 고집은 오히려 비난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은 16일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라고 말하며 당의 중재안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도 그동안 당 지도부가 수긍할 만한 명분을 제시하면 따를 것에 대해 여러 차례 말해온 상황에서 더 이상의 거부는 유리할 것이 없어 보인다. 9월 경선을 고집해왔지만 8월 20일 경선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당에서 제시한 이유들도 어느 정도 설득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참여 인원은 늘리되 성사 가능성이 있는 8.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9월 정기국회 이전에 해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 중재안을 내놓음으로써 각 후보측을 달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손 전 지사측은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참여 60% 이상(100만명 이상)을 주장해왔던 손 전 지사측으로서는 실망스러운 중재안일 수 밖에 없다. 여전히 산사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손 전 지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당에서는 초조하게 기다리는 가운데 강 대표측은 손 전 지사를 찾아가 참여를 설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후의 구체적 경선 방식에 대한 갈등이 여전히 남아 있긴 하지만, 우선 일단락 되는 분위기에서 손 전 지사의 행보가 커다란 파장을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