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한국의 기업들이 존경을 받지 못하고 비난을 받는 이유가 대부분 창업에서부터 성장과정이 적산기업 또는 정경유착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기업은 사실상 국민의 혈세로 성공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요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대체로 첨단 산업, IT산업을 중심으로 자기기술을 확보한 기업체들이 상당히 많다.
그 중 오늘 저희 회사에 연간 매출액 2백억 원이 넘는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는 중소기업가 한분이 방문했는데 그에 따르면 인천 남동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 50%이상이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심지어 차속에서 밤잠을 설치며 전국과 세계를 돌아다니며 기업을 성장시켜 상장의 문턱에 왔지만 그 꿈이 물거품이 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숨 섞인 소리를 했다.
그 손님이 가자마자 또 한분의 손님이 왔는데, 이 손님은 시장에서 횟집을 경영하는 분으로 이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시장상인들이 IMF 때보다 더 힘들어서 폐업할지, 휴업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시장 내 회센터에 상인들 사이에서 흔히 하는 말이 ‘도마가 말라버렸다는 것’인데, 이는 하루 종일 손님이 한명도 없다는 뜻으로 지금 한국 경제는 정부 관료, 정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나 힘든 상황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평생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살아온 정치인, 관료들은 이들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이들 정치인과 관료들이 시장으로, 거리로 나서야 할 때이고 서민들의 한숨소리를 직접 들어야 할 시점이다.
이번이 우리나라 경제에 마지막 기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계속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무시한 채 덮어둔다면 결국 또다시 경제 환란을 맞이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할 것이다.
이미 IMF조차도 지난달 11일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꼽아 “한국이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하는 등 우리 경제에 대해 우려 어린 시선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런데도 왜 한국의 정치인과 관료들만 애써 이 같은 경고를 도외시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모르겠고, 제대로 된 고민은 없이 무작정 세금만 투입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 관료들의 태도는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급기야 최근엔 고등학교 무상교육까지 실시하겠다고 정부에서 발표했는데 그들은 왜 눈만 뜨면 무상복지만 주장하고 있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자주 인용했던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 그대로 사실 표현만 무상복지일 뿐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우리 서민들은 물론 중소기업, 대기업 모두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밤낮을 고민하고 일해 벌어들인 혈세로 운영되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세금을 제대로 쓴다면야 이를 문제 삼을 이유가 없지만 지금껏 정부가 어떤 책임도지지 않은 채 세금을 물 쓰듯 써왔기에 불신의 골이 깊을 수밖에 없고, 모든 재원이 세금이기에 결국 각종 세 부담 인상으로 직결되는 악순환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미 현 정부는 집권 초기 가장 역점을 두듯 강조했던 일자리 문제에 있어 지난 2년간 4대강 건설비를 한참 상회하는 54조원 규모의 예산을 퍼부어놓고도 올 3월 기준으로 실업률은 1년 전보다 불과 0.2%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친데다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10%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으며 40대 고용률은 작년 2월부터 14개월 연속 하락했다.
심지어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빈 국립대 강의실의 불을 끄는 일자리를 만들어 1인당 32만 원의 월급을 지급하는 등 이런 공공 일용·임시직 일자리 5만여 개를 만드는 데에만 1200억 원의 예산을 쓴 바 있어 비생산적 세금 낭비란 지적을 받은 바 있는데, 어떤 책임도 지지않은 채 또다시 일자리 창출 등을 명분삼아 6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겠다며 최근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이 뿐인가. 당장 추경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15일 정부에선 2022년까지 체육관, 도서관 등 생활SOC를 짓는데 30조원을 투자하겠다며 ‘생활SOC 3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를 건설, 운영하는 과정을 통해 20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지만 이런 ‘언 발에 오줌누기’식 대책으로는 현 납세자들의 세금 부담만 나날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자리든 학업이든 세금으로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는 결국 국민을 파멸로 몰아 갈 뿐이며 이제는 과도한 개입을 지양하고 가급적 시장 원리에 맡겨야 한다. 제대로 된 재원 마련 대책도 내놓지 못한 채 포퓰리즘 정책만 앞세워온 나라들은 그간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어느 하나 예외 없이 전부 나락으로 떨어져버렸다.
사실상 혈세복지인 이런 무상복지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증세가 불가피한데 과도한 세금은 기업을 부도로 내몰고, 기업이 부도나면 근로자도 일자리를 잃게 되며 사라진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정부가 재원인 세금을 동원하기 시작하면 다시 증세가 불가피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마치 지지율 회복이나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이벤트처럼 매번 ‘무상’이란 달콤한 표어만 들고 가벼이 선전할 게 아니라 권력을 쥐고 있는 정부여당이라면 조금이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의 미래를 고려하는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