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천정배 투톱, 盧 심기 건드렸다
신기남-천정배 투톱, 盧 심기 건드렸다
  • 김상미
  • 승인 2004.06.11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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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우리당 지도부 이상기류 지속...회복불능?
‘김혁규 문희상 흔들어 놓고 진정시킬 수 있다고?’ 청와대와 여당인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이상기류가 지속되고 있어 회복불능 상태로 접어드는 게 아닌가 하는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4.15 총선이 끝난 후 불거진 김혁규 의원의 총리 지명설로 인해 6.5재보선까지 당.청관계에 불협화음을 냈던 것이 현재까지도 채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김 의원의 총리지명 방침 백지화 이후 나온 노 대통령의 발언들은 단순한 안타까움이나 불만 수준을 넘어섰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 핵심당직자들도 "노 대통령은 최근들어 `당정분리' 원칙을 거듭 언급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심기가 뭔가 불편한 것 같다"며 냉랭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노 대통령이 지난 9일 민노당 지도부와 의원단을 면담한 자리에서 "열린우리당도 문제가 있다. 답답하다. 모두가 서툴러서 그런 것 같다. 앞으로 당 개입도 안하고, 수석당원이 아니라 보통당원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한 것은 당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노 대통령은 특히 우리당 구성원들이 청와대를 방문하고 돌아가 현안에 대해 아전인수식 해석을 함으로써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우회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어떤 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생각을 물어봐 `좋네요'라고 했더니 또다른 사람이 와서 그것은 이러저러해서 안되지 않습니까라고 해 `그것도 일리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서로 `대통령의 뜻은 그런게 아니다'라고 주장해 답답했다"며 당내 일부 인사들에 대한 감정의 일단을 표출했다. 이처럼 노 대통령이 당측에 대해 이런 불만을 갖게 된 배경은 뭘까. 그리고 당.청관계에 어떤 지향점을 갖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당.청의 파열음의 진단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이 누적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이 지역구도 해소 차원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인 `김혁규 총리카드'가 야당도 아닌 여당 내부에서 `비토'해 무산된 것과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즉, 노 대통령이 사전에 당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충분한 설명을 했는데도 지도부가 소속의원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데 대한 강한 서운함의 표시라는 해석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등 현 지도부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원내대표 경선에서 천정배 현 원내대표와 경쟁을 벌여 낙선한 이해찬 의원이 국무총리로 전격 발탁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울러 당.청간 공식대화 창구로 지정, 자신의 `입' 역할을 해온 문희상 전 대통령 정치특보를 집중 공격해 중도 하차시킨 당내 소장파들의 행동을 노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반기로 해석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이와 관련 당권파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현 지도부를 탄생시키고 떠받치고 있는 초.재선과 호남세력이 아무런 명분 없이 김혁규, 문희상 의원을 노골적으로 거부한 것이 청와대에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된 것"이라며 "적어도 대통령으로서는 `지도부가 집안단속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른바 개혁소장파의 `대책 없는' 자기주장과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리더십 부재도 상황을 꼬이게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당.청간 수평적 협력관계를 외치면서도 대통령.당의장의 정례회동이란 과거 관행을 요구하는 당의 모순적 행태가 노 대통령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권파로 불리는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이 민노당과의 만찬회동에서 언급한 발언을 접하고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특히 `수석 당원'의 위상에 비교적 만족감을 표시해온 노 대통령이 이날 스스로를 `보통 당원'으로 강등하려는 듯한 입장을 취한데 대해 당측은 뒤늦게 심각한 분위기를 감지한 듯하다. 결정적으로 노 대통령을 둘러싼 이같은 이상기류는 이해찬 총리 지명 과정에서 당 안팎에서 감지됐다. 이를 입증하듯 청와대는 지난 8일 신-천 지도부와의 두번째 고위 당.청협의 직전까지 총리지명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지도부에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장은 청와대에 가기 전 자신과 절친한 일부 의원에게 "정보가 없다"며 오히려 대통령이 예상되는 질문에 대한 자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해찬 의원은 7일 청와대 개별 회동에서 노 대통령의 뜻을 전달받았고, 이 사실은 문희상 유인태의원 등이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현 지도부가 당.청 정보라인에서 소외됐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일례다. 이와 관련 한 핵심 당직자는 "총리 인사를 당에서 몰랐다는 것은 틀리다. 유시민 의원이 있지 않느냐"고 `뼈있는' 농담을 던져 당.청 정보 공유 라인이 유 의원 쪽에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같은 당.청간 불협화음은 당의 분양원가 공개 방침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반대 의사 표시를 계기로 개혁정책의 방향을 놓고 당.청간에 심각한 혼선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지기에 이르렀다. 이에 천 대표는 "당정 조율이 중요하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익명을 요구한 여권 고위관계자는 "이미 대통령의 뜻을 수차례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분위기다. 또다른 이유로는 이미 정부가 결정한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해 당내 반발기류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데 대한 불만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주한미군 감축협상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우리당 의원들의 이라크파병 철회 내지 재검토 요구 기류가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민노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우리당 지도부를 난처하게 만든 것도 이런 일련의 흐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이 `우리당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한 배경에 대해 "그간 당정분리를 얘기하면서 죽 해왔던 말"이라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따라 뒤늦게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최근 청와대 기류와 노 대통령의 `노심' 파악하는데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임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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