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과 영세민 자녀들의 천사
머나먼 이라크에서는 미군들의 만행소식이 들려오고, 국내에서는 이라크 파병문제, 쓰레기 만두사건, 국민연금 문제, 부동산 문제 등 온 나라가 시끄럽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우울해지는 뉴스들이 연일 방송과 신문지면을 장식한다. 이런 소식을 대하고 세상을 바라보면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마음속은 얼어붙는 듯하다. 우리는 그럴 때마다 아름답고 훈훈한 소식이 그립다.
모두가 힘든 요즘 어려운 이웃을 남모르게 도와 온 이가 있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서울 역삼동에서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영철(46.남)씨가 미담의 주인공.
지난 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몰래주는 사랑 박영철 선생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김기혁(33.남)씨는 4식구의 가장으로 중증지체장애에 어려운 생활형편에도 자식들이 손가락질 받을까 두려워 영세민 등록을 하지 못하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다고 한다. 김기혁씨가 지난 99년 지인을 통해 박영철씨를 소개받아 생활비 및 치료비를 지원받아 따뜻한 생활을 하게 된 사연을 올린 것이었다. 김씨는 세상에 정이 숨쉬는 곳도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어 올렸다고 한다.
박영철씨는 취재 요청에 “알리려고 한 일도 아니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라며 쑥스러워 했다. 박영철씨는 단순한 물질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언제나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영세민자녀들의 생일상을 차려주고 있다고 한다. “영세민 자녀들에게 있어서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운 형편에 생일상을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어린 동심들이 상처 입는 것이 마음 아파 생일상을 차려주기 시작 했습니다” 국민정서가 어려워지고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박영철씨의 지인들은 특히 박씨는 언제나 도움 받는 이들이 자존심을 상하거나 상처받지 않게 세심한 배려를 한다고 한다. 한편 박영철씨는 “지인들 40~50명이 모여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모임을 만들 예정입니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사랑과 나눔은 당연하고 행복한 것이지 않습니까?”라고 밝혔다.
우리가 모르는 이웃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우리 주위에 살아 숨쉬고 있다. 그래서 우리 세상은 아직도 아름답다. 우리에게 이러한 따스한 사랑이 있는 한 우리사회는 결코 얼어붙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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