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미국 변호사이자 저명한 정치평론가인 고든 창이 23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때문에 통일이 지연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고든 창은 이날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북한 인권과 국제사회의 대응전략’이란 커피 브리핑에 참석해 외신기자들로부터 문 정권이 북한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질문 받게 되자 “지금 한반도엔 2개의 한국이 있다. 하나는 전체주의를 추종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자유민주주의를 실행하고 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유민주주의 사상을 교과서에서 빼려 하고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의 입엔 재갈을 물린 반면 친북세력들은 활개 치게 방조하고 있고, 언론인들을 감옥에 보냈으며 이제 소셜 미디어까지 검열을 하고 있다. 바로 이런 게 대한민국에 있는 자유민주주의를 훼손시키는 행위”라며 “문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고든 창은 “문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민족의 재연합으로, 그는 남과 북이 통일돼야 한다고 했는데 전체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어떻게 합칠 수 있나”라며 “오히려 민주주의를 포기하고 대한민국이 만약 전체주의를 받아들인다면 그때가선 통일이 가능해질지도 모르겠는데 인권변호사였으며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그 사람이 왜 이제 와서 민주주의에 대한 그 가치를 폄하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뿐 아니라 그는 “문 대통령이 3~4개월 전에 말하길 평양에 있는 여러 상황이 굉장히 좋아지고 있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이 비핵화를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는데 제 생각엔 단지 미국과 상의·협상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동의와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그렇게 표현한 것 아닌가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문 대통령은 햇볕정책이나 번영정책이 북한을 변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러나 북한 정권의 체제나 습성을 전혀 바꾸지 못하는 그저 겉모습만 살짝 바꾸는 데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고든 창은 “제가 만일 문 대통령이라면 지금 그가 하고 있는 모든 일에 반대되게 하겠다”며 “문 대통령은 북한과 가로막혀져 있는 가운데 우리를 보호하고 있는 철조망이나 전차장애물 등을 제거해 버렸고 군 복무 기한도 줄여가고 있으며 2018년 9월엔 공격하는 쪽에서 더 유리한 군 합의서에 서명하기까지 했다. 누군가는, 특히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질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앞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에 도전할 건데 민주당 대선경쟁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매우 비판적이기 때문에 트럼프는 결국 정책을 변화시켜서 최대의 압력이란 방식을 따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어느 순간 트럼프 행정부의 인내력이 감소돼서 과거에 지속해왔던 그 강력한 대응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특히 고든 창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데 대해서도 “김정은에 대한 이런 접근방식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했던 대화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굉장히 관대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지만 불과 14개월이 지난 시점에 와선 이제 중국을 망치로 부수려 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며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원 타임 샷’(단 한 번의 기회)을 주겠다고 했었다. 중국을 다뤘던 트럼프 전력을 살펴볼 때 지금 김정은에 대한 방식은 망치로 부수기 전 마지막 기회를 주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커피 브리핑 형태의 기자회견엔 서울외신기자클럽의 앤드류 샐먼, KFF 자유전선의 도희윤 사무총장이 고든 창 변호사와 함께 했으며 BBC를 비롯한 다수의 유명 매체 외신기자들이 참석해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지는 등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