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 제작진의 창작 뮤지컬 도전
'난타' 제작진의 창작 뮤지컬 도전
  • 이문원
  • 승인 2004.06.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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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달고나(Dalgona)"
지난 10여년 간, 국내 무대극계에 등장한 '최고의 스타'를 꼽는다면, 아마도 송승환의 이름을 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별다른 아이디어 없이 무책임하게 옮겨온 번역극과 사회상황에 대한 직설적이고 일방적인 묘사로 범벅된 창작극이 넘실대던 때에 '퍼포먼스 엔터테인먼트'라는, 당시로선 듣도보도 못한 개념의 무대극 '난타'를 들고 등장했던 그는, 이미 '탤런트 출신 제작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우리 무대극의 세계화 첨병'으로 거듭난지 오래인데, 그런 그가 이번에는 최근 유행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창작 뮤지컬'에 뛰어들었다. '난타'의 제작사인 ㈜PMC 프러덕션이 제작하고, 연극 <남자충동>과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주목받고 있는 조광화의 연출, 얼마 전 공연된 <사랑은 비를 타고>를 통해 '무대극에서의 로맨틱 코미디 가능성'을 일깨워 준 오은희의 각본, 그리고 <카르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을 통해 창작 뮤지컬 스코어의 '확연히' 달라진 퀄리티를 선보인 구소영의 음악이 한 데 모여 어우러진 뮤지컬 <달고나(Dalgona)>는, 그 소재 면 - 제목에서 이미 짐작할 수 있겠지만 - 에서 '한국인만이 알 수 있는 노스탈지아'를 내세우고 있어, 서구적 뮤지컬을 한국으로 옮겨 온 것에 불과한 듯한 여타 창작 청춘 뮤지컬과는 차이를 두고 있다. 바로, 세우와 지희, 두 주인공이 '장독대'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아이템을 중심으로 어린 시절부터 40대에 이르기까지 사랑의 교류를 하게 된다는 내용을 그려내면서, 겨울밤에 들려오던 "메물묵, 찹쌀떡" 소리, 새마을 운동의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MT를 가면서 기차 안에서 기타를 치며 부르던 '당시의' 청춘 노래 등, 시대를 상징하는 음악적 아이템을 극중 곳곳에 다수 포진시키고 있는 것. 혹자는 '수출용 아이템만을 취급하는 전략적 사업가'로 송승환을 폄하하기도 하지만, 뮤지컬 <달고나(Dalgona)>가 제시하는 방향성을 보고 있노라면, 송승환은 세간의 평가와 관계없이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며 복합적인 감상에 빠져들도록 유도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무대극 엔터테이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장소: 아룽구지 소극장, 일시: 2004.07.1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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