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 따라 떠나는 여행.
봄 꽃 따라 떠나는 여행.
  • 강정아
  • 승인 2007.03.31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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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향기 흐드러진 별천지 속으로....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극성을 부리더니 이제 서야 진짜 봄이 온 것 같다.
새 생명의 시작을 어느 누가 막을 쏘냐! 남녘에 상륙한 봄꽃 물결의 흐름이 산천 가득 빠르게 휘감고, 여수 오동도에 만발한 동백꽃, 섬진강 가득 하얗게 매운 매화와 산수유 꽃이 벌써부터 상춘객들의 마음을 자극하고 있다.
팔레트 속의 오색찬란한 물감을 풀어 그림을 그린 듯한 산이며, 들이며 바다..... 그 속에 퍼지는 ‘봄꽃향기’가 나를 부른다.

▲ 여수 오동도
동백꽃이 아름다운 곳 - 여수 오동도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운다 해서 ‘동백’, 눈물처럼 지는 꽃이라 ‘동백’ 의미도 여러 가지다. 의미야 어쨌든 동백의 농익은 꽃잎은 새색시 입술마냥 붉다. 원래 동백나무는 상록수로 초록빛 싱그러운 잎새 사이로 붉은 꽃망울을 피워낸다. 짙푸른 잎새와 붉은 꽃잎 샛노란 수술이 정열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동백은 한 겨울이 12월부터 4월까지 피고 지기를 계속해 봄꽃인지 겨울 꽃인지 분간이 안되는 꽃 중에 하나다.
붉디붉은 아름다움으로 피는 동백꽃. 꽃이 시들기도 전에 후두둑 땅바닥으로 체념하듯 떨어지지만 떨어진 그 꽃까지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장관을 이룬다.

동백나무가 섬 곳곳에 자라고 있는 전남 여수 오동도는 지금 섬 전체가 붉은 동백꽃으로 물들어있다. 동쪽으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서쪽으로는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이 시작되는 요충지로 동백꽃은 식물원 뒤쪽 산책로에 가장 많이 피어있다. 해상국립공원을 사이에 끼고 있는 섬답게 바다 풍광도 수려할 뿐 아니라 긴 방파제를 따라 바닷바람 속을 거니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 동백숲은 돌산도로 가는 연륙교 초입의 무실목 자갈밭 해변 언덕에도 자생한다.


▲ 이천 백사 산수유 마을
산수유꽃이 아름다운 곳 - 이천 백사 산수유 마을
샛노란 빛깔이 개나리와 많이 닮아있는 산수유는 봄날에는 노란 빛으로, 가을이 오면 농익은 새빨간 열매로, 각각 다른 두 얼굴로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 매혹적인 봄꽃이다. 꽃도 아름답지만 그 열매도 값진 산수유는 지리산 골짜기 깊숙이 피어 수줍게 보이면서도 봄날 햇살에 가장 먼저 응답하는 적극적인 꽃이기도 하다. 사뭇 다른 꼿꼿한 자태 때문인지 산수유는 담벼락에 휘어진 개나리와는 달리 키가 얼추 크다. 산수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그만 꽃송이가 물방울처럼 송글송글 맺혀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천 백사면 경사리와 도립리 일대는 수도권에서 가깝게 산수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천에서 가장 놓은 원적산 아래 자리한 영원사를 향해 가는 길은 송말리에서부터 도립리를 거쳐 경사리에 이르기까지 산수유나무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원적산 자락을 향해 조금만 가다 보면 이내 주변 풍경을 노란 원색으로 물들인 산수유꽃 군락과 마주친다. 도립리는 마을 전체가 산수유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어 봄철 마을 일대에 황홀경을 연출한다. 대개 3월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4월 10일 전후로 산수유꽃은 절정의 모습을 보이다. 3만평 부지에 8천여 그루의 산수유꽃이 피면 천지가 노란색으로 가득해서 멀리서 봐도 꽃 잔치가 어디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 대구 비슬산
진달래꽃이 아름다운 곳 - 대구 비슬산
겨우내 움츠렸던 꽃나무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
우리나라의 봄은 온통 진달래 산천이다. 나지막한 산허리에 3월말부터 지천으로 피어나는 진달래꽃은 양지바른 야산에 주로 자라며 땅 깊고 폼 넉넉한 육산 쪽에 많이 핀다. 유난히 시인들의 영감을 자극해온 진달래, 올 봄에도 화려하게 피어 봄을 느끼러 찾아온 여행객들을 반기고 있다. 개화 시기는 일정하지 않고 기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3월말부터 피기 시작해 4월 중순이면 만개한다.

산 정상 부근의 바위 형상이 마치 거문고를 타는 신선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 비슬산은 대구 달성군과 경북 청도군에 걸쳐 있다. 특히 비슬산은 진달래로 장관을 이루는 명산으로 유명하다. 비슬산의 진달래는 북쪽 정상과 남쪽 조화봉 사이의 주능선에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고 특히 대견사터 북쪽에는 약 30여만 평의 산자락이 온통 붉은 융단을 펼쳐놓은 듯한 진달래밭이 형성돼 있고, 정상과 조화봉 사이의 988봉 일대에는 비슬산에서 가장 곱고 화사한 진달래 군락지를 구경할 수 있다. 진달래 사행은 진달래 군락을 한 눈에 보며 즐길 수 있는 유가사 쪽에서 오르는 게 좋다. 다소 가파른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아스팔트 도로가 끝나면서 거대한 바위가 병풍을 둘러친 것 같은 비슬산 정상이 보인다.

▲ 진해 벚꽃길
벚꽃이 아름다운 곳 - 진해 벚꽃동산
봄을 가장 확실하고도 황홀하게 장식해 주는 꽃은 뭐니뭐니해도 벚꽃이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매화와는 달리 봄이 무르익을 무렵 피어나 귀빈대접을 받지는 못하지만 한꺼번에 우르르 피어나는 모습은 봄날 들떠오른 사람들의 마음을 한껏 부추긴다.
매화가 ‘군자의 꽃’이라 하여 양반들이 좋아했던 꽃이라면, 벚꽃은 맑은 햇살에 한꺼번에 소박하게 활짝 피어나는 모습이 서민의 꽃이라고 할만하다. 봄기운이 절정을 이루는 달, 4월에 일시에 피어나는 벚꽃은 4월 중순쯤이면 전국을 하얀 꽃구름으로 뒤덮는다. 바람이라도 불면 벚꽃은 ‘꽃눈’이 되어 내린다. 자르마한 바람에도 눈처럼 휘날리는 벚꽃 잎들로 봄을 즐기러 오는 이들은 마음이 뭉클해진다.

해마다 4월이 되면 벚나무가 내뿜는 어지러운 꽃향기로 잠기는 진해. 항도 진해는 국내 최대의 벚꽃도시로 진해 시가지가 온통 벚꽃으로 뒤덮이는 아름다움으로 인해 전국각지, 해외에서 해마다 수백만 명의 인파가 몰려든다. 진해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는 곳은 제황산 공원의 벚꽃동산과 해군 통제부 일원, 장복터널에서 여좌동까지 국도변 양편에 죽 늘어선 벚나무 3천여 그루가 장관이다. 사실 전국에 벚꽃 관광지가 많긴 하지만 에어쇼와 중국 전통 서커스, 충무공 승전 행차 등은 진해시에 ‘벚꽃 도시‘라는 명성을 안겨줬다. 맑고 밝은 봄 하늘 아래 연분홍 빛의 진해 벚꽃은 그 싱그러움으로 많은 이들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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