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 잡아야 ‘대권’ 보인다
‘정심’ 잡아야 ‘대권’ 보인다
  • 이준기
  • 승인 2007.04.06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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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에 구애나선 빅2

한나라당 입당 저울질···이·박 영입경쟁 박차
킹메이커 역할로 입지 넓인 후 차차기 도전?



▲ 무소속 정몽준 의원.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본의 아니게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킨 정몽준 무소속 의원의 발걸음에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회의원 5선이라는 경력은 물론, 2002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바탕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까지 역임하고 있는 정 의원이 차기대선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기 때문.

정치권 안팎에선 정 의원이 한나라당 입당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이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물론 정 의원 측 관계자도 한나라당 색채가 짙기 때문에 그런 말이 오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하반기에는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정 의원 또한 사석에서 ‘범여권 대권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린다’는 질문에 “거길 내가 왜 갑니까?”라고 응수,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은 물론 범여권 차기대권주자들도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은 정 의원을 잡아야만 대권가도가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급조한 정당으론 쉽지 않았다”
정 의원의 측근이 말했듯이, 그의 정치적 색체는 한나라당과 가깝다. 물론 지난 대선에선 노무현 당시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 정권재창출에 한몫했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이념적으로나, 행보로 봤을 땐 분명 한나라당과 가까운 것은 사실이다.

이미 지난 하반기부터 국회대정부 질문과 상임위 활동에서 한나라당과 공조를 취한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인연도 그의 한나라당 입성을 점치게 만든다. 이 둘은 정 의원과 개인적 친분을 갖고 있다는 것.

이 전 시장은 과거 정 의원의 부친인 고 정주영 회장과 함께 현대그룹을 세계적 회사로 키운바 있다. 박 전 대표도 정 의원과 초등학교 동창으로 절친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찌됐든 현재로선 이 전 시장의 ‘구애’가 더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달 22일 정 회장의 6주기를 맞아 경기 하남에 있는 묘소를 참배했고 잇따른 강연에서도 고 정 회장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정 의원에게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한 이후로는 이 전 시장에 비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이다.

현재로선 구애에 대한 강약을 떠나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행보는 정 의원의 구미에도 맞다. 우선 정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노-정 연대’를 통해 노무현 후보를 지원했으나, 대선 전날 연대를 파기한 것이 문제가 돼왔기 때문. 우리 국민들은 ‘배신자’ 낙인을 쉽게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습성이 있어 그로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새 정치인’ 들이 쉽게 재기하지 못하거나, 나오더라도 부정적 이미지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여하튼 그는 한나라당 입당을 통해 이를 타계할 것으로 정치권에선 보고 있다. 우선 정 의원은 한나라당 경선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 의원은 차기 대선을 치루면서 ‘국민승리 21’이라는 생소한 정당을 급조해 대권주자로 나온 것도 패인 요소 중 하나였다. 즉, 급조한 정당으로는 정치 대안 세력으로 발돋움하기 힘들다는 것을 습득했을 것으로 보고, 기반이 확실한 정당에서 재기를 하겠다는 것으로도 읽힌다.

킹이냐? 킹메이커냐?
정 의원이 한나라당 입당을 감행한다면 어렵지 않게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는 있으나 빅2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만한 지지세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차기대선에선 킹메이커 역할을 통해 입지를 넓힌 후 향후를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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