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입당 저울질···이·박 영입경쟁 박차
킹메이커 역할로 입지 넓인 후 차차기 도전?

국회의원 5선이라는 경력은 물론, 2002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바탕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까지 역임하고 있는 정 의원이 차기대선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기 때문.
정치권 안팎에선 정 의원이 한나라당 입당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이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물론 정 의원 측 관계자도 한나라당 색채가 짙기 때문에 그런 말이 오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하반기에는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정 의원 또한 사석에서 ‘범여권 대권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린다’는 질문에 “거길 내가 왜 갑니까?”라고 응수,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은 물론 범여권 차기대권주자들도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은 정 의원을 잡아야만 대권가도가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급조한 정당으론 쉽지 않았다”
정 의원의 측근이 말했듯이, 그의 정치적 색체는 한나라당과 가깝다. 물론 지난 대선에선 노무현 당시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 정권재창출에 한몫했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이념적으로나, 행보로 봤을 땐 분명 한나라당과 가까운 것은 사실이다.
이미 지난 하반기부터 국회대정부 질문과 상임위 활동에서 한나라당과 공조를 취한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인연도 그의 한나라당 입성을 점치게 만든다. 이 둘은 정 의원과 개인적 친분을 갖고 있다는 것.
이 전 시장은 과거 정 의원의 부친인 고 정주영 회장과 함께 현대그룹을 세계적 회사로 키운바 있다. 박 전 대표도 정 의원과 초등학교 동창으로 절친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찌됐든 현재로선 이 전 시장의 ‘구애’가 더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달 22일 정 회장의 6주기를 맞아 경기 하남에 있는 묘소를 참배했고 잇따른 강연에서도 고 정 회장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정 의원에게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한 이후로는 이 전 시장에 비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이다.
현재로선 구애에 대한 강약을 떠나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행보는 정 의원의 구미에도 맞다. 우선 정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노-정 연대’를 통해 노무현 후보를 지원했으나, 대선 전날 연대를 파기한 것이 문제가 돼왔기 때문. 우리 국민들은 ‘배신자’ 낙인을 쉽게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습성이 있어 그로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새 정치인’ 들이 쉽게 재기하지 못하거나, 나오더라도 부정적 이미지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여하튼 그는 한나라당 입당을 통해 이를 타계할 것으로 정치권에선 보고 있다. 우선 정 의원은 한나라당 경선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 의원은 차기 대선을 치루면서 ‘국민승리 21’이라는 생소한 정당을 급조해 대권주자로 나온 것도 패인 요소 중 하나였다. 즉, 급조한 정당으로는 정치 대안 세력으로 발돋움하기 힘들다는 것을 습득했을 것으로 보고, 기반이 확실한 정당에서 재기를 하겠다는 것으로도 읽힌다.
킹이냐? 킹메이커냐?
정 의원이 한나라당 입당을 감행한다면 어렵지 않게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는 있으나 빅2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만한 지지세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차기대선에선 킹메이커 역할을 통해 입지를 넓힌 후 향후를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