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이 아니라 '대안'이라 불러주세요
'짝퉁'이 아니라 '대안'이라 불러주세요
  • 오공훈
  • 승인 2004.06.17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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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자 400만 시대 '체크카드' 급부상
예전처럼 겁없이 신용카드를 긁던 세태는 급속히 사라진 게 사실. 그럼에도 웬일인지 '허전함'을 감출 수 없다면, 신개념 결재수단인 체크카드를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 30대 중반의 직장인 張모씨는 최근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여러 장의 신용카드로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다 산더미처럼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것. 신불자가 되는 바람에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단 대출을 위시한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진 게 가장 큰 애로사항. 불편함은 '심리적'인 것으로도 비롯된다. 신용불량자가 되어 카드란 카드는 모조리 '사용정지'가 되어, '품위유지'를 하는데 이만저만 고충이 큰 게 아니다. 빠듯한 처지에 만 원 짜리 뭉치를 지갑에 우겨 넣어 다니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최소 금액만 지니자니 사회생활 중 언제 터질지 모를 금전적 '돌발상황'이 우려되는 것. 가뭄의 단비 같은 대안, 체크카드 이러한 딜레마에 빠져있는 張씨에게, '체크카드(Check Card)'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대안을 제시한다. 기존의 신용카드와 똑같은 모양새를 갖춘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의 미래'라 불릴 정도로 각광받고 있는 신개념 지불결제 수단. 기존의 '직불카드'와 '신용카드'의 장점이 한데 합쳐진 개념이다. 즉 이용자의 은행계좌에 있는 잔고의 범위 안에서,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는 것. 신용카드의 결제 방법이 먼저 카드를 사용하고 정해진 날짜에 현찰을 입금하는 것이었다면, 체크카드는 사용과 동시에 계좌에서 해당 금액이 빠져나간다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결제 내역은 계좌 통장에 찍혀 나온다). 체크카드의 가장 편리한 특징은 신용카드 가맹점이라면 어디에서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 기존 직불카드의 가장 불편했던 사항이 '가맹점이 적은 편이다'였다면, 체크카드는 이러한 불편을 효과적으로 해소시켜 준다. 또한 체크카드는 계좌에 입금되어 있는 금액 한도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 '신용불량'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예방함과 동시에 계획성 있는 지출을 견인차 노릇을 한다. 특히 신용불량자들도 대다수 은행에서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어, 일종의 '갱생도구'로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는 다르다. 신용카드와는 달리 체크카드로는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신용카드와 동일하게 소득공제를 20%까지 받을 수 있고, 이용금액의 0.5~1%에 이르는 캐시백과 각종 부가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회비가 없다는 점도 큰 장점. 바꾸는 게 대세다! 체크카드는 시중의 모든 은행에서 발급이 가능하다. 해당 은행에 통장이 개설되어 있으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자격 요건을 갖춘 것.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체크카드로 BC카드의 '플러스카드'가 꼽힌다. 플러스카드의 발급매수는 올 4월을 기준으로 245만장. 지난해 말보다 68만장 증가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카드는 고작 8만장 늘어나는데 그쳤다. 위험천만한 신용카드보다는 안심할 수 있는 체크카드 이용이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 은행계 카드 외에도 주요 카드회사에서도 다투어 체크카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삼성카드는 맞춤서비스를 강화한 '삼성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월 1회 사용한도를 사전에 지정할 수 있고, 사용금액의 0.5%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업계 최초로 체크카드를 내놓은 LG카드는 'LG체크2030카드'와 'LG체크Lady카드'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극장관람료 할인, 놀이공원 무료입장 등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와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가 내놓은 체크카드인 '현대카드 C'는 사용할 때마다 1%씩 쌓이는 포인트를 신차 구매, 항공 마일리지 전환, 엔진오일 교환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현대카드 U'는 대학생전용 체크카드. 적립된 포인트를 사이버 머니로 전환할 수 있어, 각종 온라인 콘텐츠 이용 및 쇼핑 등에 활용 가능하다. 신한카드는 두 가지 종류의 체크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비자벅스카드'는 미국에서 청소년 용돈용으로 애용되는 상품을 도입한 것. 해외에서도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주요 포인트. 또한 사용액의 0.5%를 적립해 1만원 이상이면 현금으로 돌려주는 '프리체크 카드'도 선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거래은행에서 쉽게 발급받고 신용카드처럼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체크카드가 앞으로 신용 카드 틈새시장 상품 중 전략상품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자신의 분수껏 계획성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는, 분명 한 단계 더 나아간 소비사회의 '진화'를 의미한다. 신용카드가 조장하는 과소비의 '노예'가 되어 인생을 망치던 이들에게, 체크카드는 합리적인 소비의 당당한 '주체'가 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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