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 때는 같이 싸우고 피해를 입으면 도와준다'
여중생들이 정기적으로 상납을 주고받는 등 폭력 조직을 흉내내다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14일 대구 S중학교 졸업생인 한모양(16)과 정모양(15.대구K고1년), 같은 학교 재학생인 김모양(14) 등 15명을 폭력 등의 혐의로 붙잡아, 이중 7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구 S중학교 선.후배간인 이들 중, 선배 서클에 소속돼 있는 한양 등은 지난해 2월12일 오후 3시께 대구 달서구 S중학교 후배 김양 등을 불러내 화이트데이 기념 및 발가락수술비 등의 명목으로 금품과 선물을 요구하는 등 모두 25차례에 걸쳐 260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다.
또 후배서클 회원인 김양 등은 지난해 4월18일 오후 4시께 대구 달서구 S중학교 앞길과 장미아파트 앞 횡단포보 등지에서 같은 학교 김모양(14)에게 "3만원을 만들어 오라"며 겁을 줘 돈을 뺏는 등 모두 13명으로부터 159차례에 걸쳐 152만원 상당을 뺏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대장을 비롯해 금품갈취를 담당하는 부대장, 얼굴이 이뻐 써클의 홍보를 맡은 간판, 실제 심부름 등을 하는 행동대원 등으로 각각의 역할을 분담해 놓고 이 같은 일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선. 후배 써클간에 1회에 2-3만원씩의 금액을 정해놓고 정기적인 상납을 받는가하면, 모아둔 돈을 단합회 회식비, 오락실 비용 등 유흥비로 써 온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이들은 `싸울 때는 같이 싸우고 피해를 입으면 도와 준다'는 등 행동강령까지 만들어 두고 결속력 강화를 위해 매주 토요일 정기모임까지 갖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여중생들이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을 정도여서 당황스럽기 만했다"며 "피해를 입은 학생들조차 보복을 꺼려 피해사실을 밝히려 하지 않아서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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