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세탁소 등 가게 700여 곳에 걸려있는 '사업자등록증'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수천만원 어치의 게임머니를 결제한 신종 사기꾼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오늘(13일)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로 거액의 게임머니를 결제한 혐의(컴퓨터 등 사용사기 등)로 주 모(3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주씨는 지난 2월20일 오후 2시께 서울 성북구 삼선동 김 모(60)씨의 세탁소에 손님인척 들어가 사업자등록증에 적혀있는 이름ㆍ주민등록번호ㆍ주소 및 가게 전화번호를 외운 뒤 인근 PC방에서 게임사이트에 접속, 김씨의 전화번호로 37만원의 게임머니를 결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같은 수법으로 2002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부산, 대구, 서울 지역 영세가게 주인 700여명의 명의를 도용해 5천 만원어치의 게임머니를 결제한 뒤 이를 현금으로 바꿔 쓴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사업자등록증의 개인정보를 외운 뒤 가장 가까운 PC방에서 게임머니 소액결제를 신청하고 다시 가게로 찾아가 "전화 한 통만 쓰게 해달라"고 하면서 가게주인의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파악한 뒤 삭제했다.
조사결과, 김씨는 2002년경 이혼 후 직업도 없이 찜질방을 전전하면서도 가게주인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양복을 차려입고 다니며 50∼60대 가게 주인만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 관계자는 "주씨의 주민등록이 말소됐고 휴대전화도 쓰지 않아 검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자영업자들은 사업자등록증, 영업허가증 등에 적혀있는 주민등록번호가 도용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2005년 7월부터 발급된 사업자등록증에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공개되지 않지만 이전에 발급된 등록증은 주민등록번호 전체가 적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