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파업 열흘째…노사교섭 결렬·진료차질 심화
병원파업 열흘째…노사교섭 결렬·진료차질 심화
  • 강대진
  • 승인 2004.06.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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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노조 "중노위 직권중재 회부시 전면파업"
최종 타결이 점쳐졌던 병원노사간 교섭이 결렬되면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 회부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파업 열흘째를 맞은 19일 전국 상당수 병원에서 진료차질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보건의료노조 일부 지역본부에서는 병원 파업이 중노위 직권중재에 회부할 경우 정상 근무에 들어갔던 병원 노조들을 파업에 동참토록 하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어서 의료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직권중재에 회부되더라도 그동안 병원 노사 양측이 주요 쟁점에 대해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상태여서 재교섭을 통한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노조원 300여명이 병원 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병원측이 병상수를 대폭 줄이는 바람에 입원대기 환자가 많은데 비해 근무인력은 부족해 환자들이 링거병조차 제 때 교체받지 못하는 등 진료차질이 심화되고 있다. 부산 일신기독병원은 상경투쟁에 나선 노조원들이 늘자 지난 18일부터 산부인과와 소아과, 내과 등의 외래진료과와 입원병실을 일부 줄여 외래환자들이 진료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불편을 겪고 있으며 입원환자 치료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북대병원 등 전북지역 대형병원들도 간호사들과 엑스레이.CT.MRI 등 촬영기사 인원 부족으로 진료는 물론 수술도 차질을 빚고 있으며, 전주와 익산의 원광대 한방병원에선 노조원들이 로비 점거 농성이 계속돼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또 그동안 도시락으로 식사를 대체해 온 환자들이 인근 음식점에서 시켜먹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식사시간마다 병원 앞은 배달원들이 타고 온 오토바이가 늘어서 있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경남 진주 경상대학교병원은 로비 점거 농성과 파업 장기화로 수술에 큰 차질을 빚어 평소 40-50건에 이르던 수술 스케줄이 5건 아래로 줄면서 응급수술 위주로 이루어지면서 입원환자들의 수술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한편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본부는 이날 직권중재 회부시 지난 17일 정상 근무에 들어간 영남대병원 등 보건의료노조 소속 병원 조합원들이 재차 파업에 돌입토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지역 대형병원 2-3곳도 파업 사태가 타결 기미를 보이지 않자 차츰 파업 수위를 높여 전면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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