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카 발동 불구 7%대 하락...장 마감 직전 570선 무너져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바이오주 급락에 코스닥 사이드카가 발동돼 1987년 뉴욕증권시장에서 발생한 주가 대폭락 사건을 가리킨 일명 ‘블랙 먼데이’를 연상케 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 9분께 코스닥150선물가격 및 현물지수(코스닥150)의 변동으로 향후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된다고 공시했다. 오후 2시 8분경 코스닥 지수가 장중 6%대까지 급락하면서다.
사이드카란 선물 시장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해 프로그램 매매가 코스닥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코스닥에서는 코스닥150선물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6% 이상 변동하고 코스닥150지수가 직전 매매 거래일 최종 수치 대비 3%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가 동시에 1분간 지속할 경우 발동돼 5분 후 자동 해제되며 하루 한 차례만 작동된다. 주식시장의 후장 매매 종료 40분 전인 14시 50분 이후에는 발동할 수 없는 게 특징이다.
주식시장에서 주가의 등락폭이 갑자기 커질 경우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시키는 제도인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와 유사한 개념이지만 사이드카는 그 전 단계로 증권시장의 ‘경계경보’ 개념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지수 급락에 따른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 2016년 6월 24일 이후 약 3년 1개월여 만에 처음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코스닥지수 급락의 주요인으로 지목된 건 바이오주의 급락이다. 신라젠 임상 3상 중단 여파로 인해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해있던 바이오주가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9.50%), 헬릭스미스(-17.36%), 메디톡스(-19.07%), 코미팜(-13.16%), 셀트리온제약(-11.88%), 제넥신(-12.23%), 삼천당제약(-10.97%), 차바이오텍(-15.77%), 메디포스트(-11.22%), 네이처셀(-8.19%) 등의 바이오주가 대거 하락해 전체 제약 업종 124개의 종목 중 121개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 업종 외에 전체 업종 79개도 5개 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그 결과 이날 코스닥 지수는 570선도 지켜지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전장보다 1.01포인트(0.16%) 하락한 614.69로 출발했으나 약 2년 5개월 만에 장중 600선 아래로 떨어지고 오후 2시경에는 580선을 내주며 6%대 하락해 사이드카 발동에 이르렀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오후 3시 13분 7%대 급락이 시작돼 570선도 장 마감직전에 무너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