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궐 선거 지원유세 나서, 이 전 시장 없는 틈타 ‘선방’
접전지역 대전서 사활 걸 듯···재보선 불패신화로 막판 대반전?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그는 ‘대전은요?’라는 히트어까지 만들어냈다. 당시 칼로 얼굴을 베이는 테러를 당한 박 전 대표는 치료를 받고 일어나면서 한 첫마디가 이것이었다.
특히 이번 재·보선에서 대전 서을 지역구는 최대 접전지로 꼽힌다. 이재선 후보가 나름대로 선전을 하고 있다지만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가 만만치 않은 상대인데다 열린우리당마저 심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나선 상태라 더욱 그러하다. 이 접전지역에서 강력한 지원유세를 통해 자신의 건재를 다시 한번 입증하겠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심중이다.
국회의원 3명과 기초단체장 6명 등을 새로 뽑는 4·25 재·보궐선거의 공식선거전이 지난 12일 시작됐다. 이에 맞춰 각 당 지도부는 이날 접전지역을 방문, 적극적인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열전 13일간의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무한질주 ‘박풍(朴風)’ 온다”
각 당은 이번 재·보선이 연말 대통령선거 전에 치러지는 마지막 선거라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대선여론을 체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지도부를 중심으로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물론 각 당의 치열한 선거전도 지켜볼 만하지만 지지율 전체 2위를 달리는 박 전 대표가 얼마만큼의 역할을 해주느냐가 더 큰 관전 포인트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여론조사에서 큰 차이로 뒤지고 있는 지금, 매 선거 지지율 상승곡선을 이어온 바 있는 그가 이번 선거전을 통해 대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박 전 대표 캠프에서는 4월을 ‘박근혜 홍보’에 모든 것을 쏟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물론 4·25 재·보궐 선거가 가장 큰 이유지만, 당내 경선 조기등록이 확실해진 만큼, 자신만의 행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후보등록을 하게 되면 당내 스케줄에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측에서도 4월을 호기로 보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무엇보다도 시기적으로도 박 전 대표의 화력이 나올법하기 때문이다. 과거 이 전 시장이 대권행보를 시작한 것은 작년 6월. 이후 3개월이 흐른 10월경부터 이 전 시장의 지지도는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해 ‘대세론’이라는 딱지까지 붙게 됐다.
반면,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갖고 있던 박 전 대표는 1월부터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했다. 즉, 그 가시적인 성과는 4월경에 표면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간 고건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 개헌정국, 손 전 지사의 탈당, 한미 FTA 등으로 가려졌던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가 4월경이면 절정에 달해, 지지율 반등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당내 경선 라이벌인 이 전 시장이 해외방문에 나선 상태에 박 전 대표는 지원유세 ‘선방’은 향후 대권가도에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어찌됐든 박 전 대표는 기선잡기에 나섰다. 그는 선거 중반과 종반 대전을 두 차례 더 찾는 것 외에 경기 화성과 전남 무안·신안지역도 각각 두 차례와 한 차례씩 추가로 방문해 지원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또 선거 막판에는 지역을 특정하지 않고 열세로 분류되는 재·보선 선거구를 집중 지원하면서 ‘당심과 민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명박 대세론 잠재울 것”
대전 서을에서 이 후보가 승리한다면 박 전 대표로서는 정치적으로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선거에 강한 박 전 대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이 전 시장의 대세론을 잠재울 기로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월은 박 전 대표에게는 ‘호기의 달’이자 이 전 시장에게는 ‘잔인한 달’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