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나게 ‘야야야~’를 외치던 개그맨 윤성호가 크세르크세스 황제로 변신해 신인 개그맨들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야야야 브라더스’에서는 멕시코 의상인 폰초까지 입으며 몸을 숨기던(?) 그가 이번에는 과감히 몸매를 드러내며 카리스마 넘치는 황제의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힘든 시절에도 앞으로 잘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꿈으로 버틸 수 있었죠”라던 윤성호 모습 속에 당당함과 즐거움을 위한 끊임 없는 노력이 담겨 있었다.
“짜증나고 우울할 땐 ‘야야야 브라더스’!”라고 외치며 즐거움을 선물해주던 개그콘서트의 간판 코너 ‘야야야 브라더스’가 지난 1일 고별무대를 가졌다. 고별무대에서 그동안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라며 윤성호의 반반한 머리를 강타해 마지막까지 큰 웃음을 전해줬던 코너가 끝난 느낌이 어떠냐는 질문에 윤성호는 “‘야야야 브라더스’로 행사를 많이 못해서 아쉬워요”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곧 개그 코너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들려줬다.
천천히 조금씩
“코너가 소위 말해 ‘대박’이 나면 어느 정도 팔자를 필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대박’코너 이후에 또 그런 코너가 나오기 쉽지 않지요. 부담 되고, 힘도 들고… 그러다보면 사람이 우울해지게 되요. 사람이 한 번 우울해지면 끝까지 갈 수도 있고… 그래서 저는 일부러 어느 정도 선에서 천천히 조금씩 올라가는 방향을 택했어요. 오래 가는 방법으로…”
진지한 얘기에 멋쩍은 듯 “다 변명이에요”라며 웃어넘기는 그의 모습속에는 비록 천천히라 해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베어있었다. 그 자신감은 그의 말대로 천성적으로 흐르는 개그맨의 끼와 ‘살아남기 위해’ 머리까지 밀어버린 노력에서 비롯됐음을 이어지는 대화에서 알 수 있었다.
“20살 때 휴학계를 내고 주위 권유로 패션모델을 시작했죠. 그런데 다른 모델들은 워킹할 때 멋있게 하고 나오는데, 저는 워킹하면서 에어로빅 동작도 해보고 싶고 왠지 웃기고 싶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역시 피가 이쪽(개그맨)으로 끓고 있었나봐요. 그리고 개그맨 하기 위해 머리도 깎았죠. 평범한 얼굴로는 초반에 인식되기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그는 어렸을 때부터 코미디 프로그램을 챙겨보면서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웃거나 즐거워하는 것이 좋았다는 얘기와 함께 코미디언들이 존경스러웠다는 고백을 들려줬다.
“어렸을 때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바보짓 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웠어요. 스스로를 버려가면서까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모습이 대단해보였죠. 그래서 저도 멋있어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망가지고 바보가 되도 존경 받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이 지금 코미디를 하게 된 이유인 것 같아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한 방을 노리기보다는 건실한 기업과 같이 오래도록 서 있을 수 있기를 바라는 윤성호는 개그맨들 중에 특별히 좌절하게 만드는 선배도, 위화감을 느끼게 하는 후배도 선뜻 꼽지 못하는 이유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라 설명했다. 그는 “힘든 시절에도 앞으로 잘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꿈으로 버틸 수 있었죠”라고 덧붙였다.
“저는 제 통장에 10억쯤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요”라는 얘기와 함께 개구진 표정을 지어보이던 윤성호의 모습 속에 당당함과 즐거움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