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더플엑스 The PlayX"
장르에 비친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있다. 이를테면, '연극'은 '지루'하고, '문학'은 '고상'하다는 식의 편견 말이다. 반면, '뮤지컬'이라는 형식은 어떨까? 대부분 '가볍고, 낙천적이며, 로맨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을까? 지난 세기의 헐리우드 뮤지컬 영화들이 흩뿌려놓은, 그런 '고정형식'에 의해서 말이다.
모든 종류의 '헐리우드 형식'에 대해 경멸감 내지는 대적감을 지니고 있는 국내 뮤지컬 마저도 굳이 이 형식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는 점은 기묘하게까지 여겨지는데, 지난 2002년 제8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 5개 부문(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극본상)을 수상한 <더플레이>는, 국내에서 흔히 시도되지 않는 '사회풍자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어냄과 동시에,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매력을 지닌, 탁월한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올 여름, 드디어 <더플레이>의 '속편'격으로 제작된 뮤지컬 <더플엑스 The PlayX>가 여름 뮤지컬계를 평정하기 위해 등장한다.
전편의 대성공에 힘입어 영어자막 사용, 외국 바이어 초청, 해외 페스티벌 참가 등을 기획하여 '세계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는 <더플엑스 The PlayX>는, 정확히 말하자면 <더플레이>의 속편이라 보기엔 어려우며, 같은 '사회풍자'의 요소를 뮤지컬 형식에 담아낸 또다른 작품으로 봐야할 듯하다. <더플엑스 The PlayX>의 주인공은, 바로 'X'로 지칭되는 '개(犬)'다. '개'가 세상은 바라보는 시각이라는 기본설정에서부터 참 지독스런 풍자라는 느낌이 전해지는데, 이야기는 'X'의 유일한 친구인 장님소녀가 여러 가지 어처구니없는 사회현실에 맞닥뜨리는 모습을 'X'가 지켜보며 '나불거리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사회의 부조리함과 불합리함을 사정없이 까발리겠다는 제작진의 포부가 과연 이 '독특한' 설정을 통해 어떤 식으로 드러나게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플레이>에서도 '작열'한 바 있는지 '말장난' 개그들이 한몫을 할 예정인데, 이번에는 '개'와 관련된 우리 속담들을 하나하나씩 극의 에피소드들에 결부시켜 각 장을 연결해내는 독특한 구조가 함께 따를 예정이라고.
특히 이번 <더플엑스 The PlayX> 공연에는 지난 2001년, 뮤지컬계 최대의 히트아이템이었던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에서 '제 1대 난장이'를 맡아 스타덤에 오른 최인경이 'X'의 친구인 장님소녀 역을 맡고 있어, 그간 최인경의 '뮤지컬 복귀'를 기다려온 많은 팬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이제, 한 마리와 개와 자그마한 소녀가 노래하는 '우리 사회'의 어둡고, 음습하며, 그렇기에 더욱 우스꽝스러운 세계 속으로 한 번 빠져들어 보자.
(장소: 코엑스 그랜드컨퍼런스 룸, 일시: 2004.07.09∼08.08)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