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교내 총격 사건, 美 충격에 휩싸여
사상 최악 교내 총격 사건, 美 충격에 휩싸여
  • 장미란
  • 승인 2007.04.17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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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범인, 강의실서 권총 난사 후 자살

미국 버지니아 주 남서부 블랙스버그 소재 버지니아공대에서 16일(이하 현지시각) 범인을 포함해 33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하는 사상 최악의 교내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범인은 이날 오전 7시 15분 교내 남녀 공용 기숙사 건물에 처음 침입, 학생 2명을 살해했고 약 2시간 뒤 공학부 건물인 노리스홀 강의실에서 다시 총기를 난사, 30여명이 숨지는 참사로 확산됐다.

이 대학에 재학 중인 한 교포 학생은 "가죽 옷 차림에 권총 2자루를 들고 모자를 눌러 쓴 범인이 기숙사 건물에서 학생을 쏘아 죽인 뒤 한참 떨어진 공학부 건물 강의실로 걸어 들어가 학생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며 "범인은 아시아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시아계로 알려진 범인은 현장에서 자살했으며 자세한 신원과 범행 동기 등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이 대학 대학원생 박창민씨(토목공학과 박사과정)가 가슴과 팔에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으나 비교적 경상이어서 17일 퇴원할 예정이며 이승우 한인학생회장은 “이 대학에는 현재 학부와 대학원 과정 등에 500명 이상의 한국 학생이 재학중이며 박씨 이외에 다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사건 직후 비상 대책반을 구성해 가동에 들어갔으며 현지에 영사와 행정직원을 급파, 한국 학생들과 대응책 협의에 나섰다.

CNN은 범인이 1차 범행 후 경찰이 긴급 출동한 가운데 강의실 건물 안에서 총기를 난사, 건물 밖으로 20여발의 총성이 울려 퍼지는 장면을 계속 방영했으며 경찰이 첫 번째와 두 번째 총격의 범인이 다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대학에서는 사건 발생 사흘 전인 지난 13일 학교 건물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협박이 있었으며 이 때문에 3개 건물에서의 수업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총격 사건으로 학생들이 공포에 질린 나머지 비명과 함께 대피하느라 큰 혼란이 빚어졌으며 대학 측은 학생들의 건물 밖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캠퍼스 폐쇄 조치와 함께 17일까지 이틀간 모든 강의를 취소시켰다.

찰스 스티거 버지니아공대 총장은 첫 번째 총격 이후 추가 범행이 이뤄질 것이란 아무런 조짐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대학이 최악의 비극과 공포에 휩싸였다"고 비통해 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학교는 안전하고 범죄가 없는 배움의 전당이 돼야 한다"며 "이처럼 끔찍한 범죄가 발생해 미국의 모든 교실과 온 사회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 하원은 낸시 펠로시 의장 주재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묵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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