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권의 핵심 실세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그동안 본인이 그토록 다른 이들에게 지적하고 강조해온 도덕성과 공정성과 관련해 오히려 여러 의혹이 불거지면서 최근 위선의 상징으로 만인의 구설에 오르고 있다.
현 정권이 좌파정부니 이념 문제인 사노맹 전력 등에 대해선 어느 정도 예상했었지만 안보와 경제가 무너져도 그나마 이 정권이 내세울 만한 몇 안 되던 명분인 도덕성마저 근래 조 후보자 논란을 계기로 새삼 다시 보게 되면서 대체 무슨 명목으로 청와대까지 여태 큰 소리를 치고 있는지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사실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고위공직자가 지금까지 16명이나 될 만큼 인사검증 부실 비판을 받아온 그 핵심엔 문 정권 초기부터 민정수석으로 재임했던 조 후보자가 있었기에 본인 역시 문제가 없지 않을 거라 생각은 했었지만 그 수준을 보면 누구라도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을 정도여서 그를 호의적으로 보던 20·30 청년층마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 그대로 냉정하게 돌아서고 있다.
의혹도 한두 가지가 아니라 조 후보자 일가 소유인 웅동학원 채무면탈 논란이나 사모펀드 투자, 딸 부정입학, 한정상속 세테크 등 일일이 손꼽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데, 오죽하면 그동안 가짜뉴스라고 강변하던 조 후보자 본인조차 22일 출근길엔 “저에 대해 실망하신 국민들이 많아졌다는 점 잘 알고 있다. 따가운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시 제도가 그랬다, 문제가 없다 말하며 나몰라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법적으로는 문제 될 게 없다’는 표현을 은근히 덧붙이고, “사퇴 여론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모든 것은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며 사퇴에 선을 긋는 뻔뻔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어 세간의 질타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 전망된다.
특히 조 후보자는 다른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예민한 병역문제와 교육문제 모두 자녀가 얽혀있어 현 정권에 미칠 충격이 그간 임명 강행된 장관 후보자들 사례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급기야 고려대학생들 사이에선 조 후보자 딸의 ‘논문 제1저자’ 논란과 관련해 벌써 촛불집회까지 예고하고 있다.
소위 SKY 같은 명문대에 가기 위해 총명탕까지 먹어가면서 밤새 공부하고 머리를 쥐어짜는 판국에, 고작 2주간 연구실에서 의대 교수 지도를 받아 인턴 한 정도로 유수 의학 저널에 고등학생이 제1저자로 올라가고 이를 내세워 외고에 다니던 문과 학생이 고려대 이과계열에 수시전형으로 입학한다면 과연 어느 학부모나 학생들이 이를 문제없다고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학습효과란 용어가 있듯 도둑질도 해본 사람이 더 잘 안다고 이런 의혹을 보고 있자니 도리어 만16세에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고 만26세에 최연소 법대 교수가 됐다는 조 후보자의 경이적인 이력도 이젠 의심의 시선이 가고, 조 후보자 뿐 아니라 그 부인의 박사과정까지 전부 검증해봐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당장 조 후보자 딸만 해도 외고나 고려대 뿐 아니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까지 정작 필기시험 한 번 보지 않고 입학했으며 의전원에선 2번이나 낙제했는데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고, 이에 앞서 조 후보자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임 중이던 서울대 대학원에는 딸이 환경대학원에 입학해 2번 연속 장학금을 받은 뒤 학교를 그만둬 특혜 의혹이 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 일찍이 유복하게 특권층의 삶을 향유해온 조 후보자 본인이라고 해서 본인 딸과 다른 행로를 밟았을 거라 보기엔 그를 더 이상 미덥게 바라보기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시 조 후보자 딸의 두 차례 유급에도 장학금을 지급했던 부산대 의전원 교수가 학업 포기하려는 제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지급한 거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이 장학금이 조 후보자와 만난 다음 학기부터 연속 지급됐으며 조 후보가 실세인 현 정권이 들어선 뒤 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의 낙점을 받아 부산의료원장이 됐다는 점에서 조 후보자와 교수 양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당시 두 사람 간 무슨 얘기가 오갔을 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앞서 박근혜 정권이 최순실 딸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이 불거진 이후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수적천석 격으로 무너졌던 전력 때문인지 문 정권은 ‘제2의 정유라’ 얘기가 나오는 조국 딸 의혹이 불거져도 필사적으로 조 후보자 비호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여당은 최순실 딸을 찾고자 독일까지 날아가 들쑤신 기억은 벌써 잊었는지 야권의 비판을 광기에 비유하고, 조 후보자 동생의 위장 이혼 의혹 근거로 조 후보 선친 묘비에 며느리 이름이 올라 있었다는 사진을 게시한 야당 의원을 향해선 사생활 침해고 반인권적 행태라고 적반하장격 비난까지 퍼붓고 있는데, 현재 민심 동향을 제대로 읽고는 있는 건지 개탄스럽다.
이미 야권에선 조 후보자 부녀를 검찰에 고발했고, 이제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거나 사법개혁을 운운할 게 아니라 당장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한 해에 자신의 딸이 생년월일까지 늦춘 점이나 또 ‘문제’의 논문에 이름을 올린 본인 딸이 고교생 신분이 아닌 ‘박사’로 오른 이유에 대해서나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며 동생과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의혹과 관련해서도 박근혜 정권의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들이댄 엄정한 잣대 그대로 본인에게도 적용해 자리에서 물러나고 검찰 수사 받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려는 청와대와 여당은 오는 28일 있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행으로 인한 한일갈등이나 29일 있을 박근혜 국정농단 대법원 선고 등으로 덮으면서 조 후보자를 어떻게든 임명하려는 모양새인데, 레임덕이 두렵다고 우병우와 정유라를 합친 격인 조 후보자를 감싸려든다면 그간 촛불정권을 자칭하던 이 정권도 벌써 조금씩 타오르기 시작한 민심의 촛불에 휩싸여 이전 정권의 전철을 밟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