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평화프로그램 ‘하루넘어’가 오는 4월 22일 무지쎄(인권자원활동가) 20명, 하남공단에서 근무하는 이주노동자 60명,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축구동아리 30명과 함께 하남공단 9번도로 운동장에서 이주노동자 교류프로그램 ‘네모난 축구공? 통통통’을 진행한다.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이 주최하고 밀머리미술학교가 주관하는 인권․평화도시를 위한 시민프로그램「하루넘어」가 금남로 지하상가 공간프로그램 “두더지, 말 걸다”에 이어 진행하는 두번째 행사다.
“네모난 축구공? 통통통”은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도시거점중 하나인 송정일대를 답사하는 과정에서 송정5일장과 평동산단 주변에서 만난 이주노동자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이주노동자는 도시 일상에서 쉽게 만날 정도로 시민사회의 일원이 됐지만, 일반 이주노동자에 대한 시민의 의식이나 편견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광주지역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주로 종교단체의 선교활동 차원에서 이뤄지며, 한글교육과 단순한 한국문화체험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언어와 종교, 민족성이 다른 여러 아시아국가의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고, 각 단체별 성격이 달라서 문화교류활동이 쉽지 않다.
인권평화프로그램「하루넘어」는 현장답사와 전문가·이주노동자를 인터뷰한 후 이주노동자 교류프로그램 “네모난 축구공? 통통통”을 기획했다. 인터뷰 대상은 선교목적의 문화단체보다 이주노동자 교류활동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특성과 성향을 파악했다. 이주노동자들은 일방적인 교육프로그램 보다 언어나 종교의 장벽을 뛰어넘는 프로그램을 원했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네모난 축구공? 통통통” 이 진행되는 하남공단은 많은 이주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교대근무로, 회사내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하남공단은 회사 안에 편의점, 식당, PC방 등이 있어, 공단은 이주노동자들이 24시간 지내는 공간이다. 특히 공단 내 운동장은 이주노동자와 광산구지역 주민이 구역을 나눠 같이 사용하고 있다. 9번 도로 운동장의 경우, 예전에는 이주노동자가 사용했으나 지금은 지역 축구회에서 사용하고 이주노동자들은 4번 도로 운동장으로 이동했다. 운동을 한 공간에서 함께하지 못하고 지역주민과 이주노동자가 분리된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에서 “네모난 축구공? 통통통”은 하남공단 내 운동장을 이주노동자와 일반시민이 교류하는 한마당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네모난 축구공? 통통통”은 이주노동자 축구팀과 시민축구팀의 친선축구경기로 시작되며 경기 후에는 행사사진으로 앨범 만드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네모축구공’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의 시선을 상징한다. 편견으로 가득 찬 시선이 함께 땀 흘리며 공차고, 함께 사진찍고, 앨범을 만드는 행위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둥글게 돼 통통통 잘 튀게 되기를 바라는 희망이 담겨져 있다.
축구경기는 언어와 국가, 종교를 초월해 함께 땀 흘리고 뛰면서 승패를 떠나 자연스러운 교류를 할 수 있는 소재이다. 광주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축구팀 광주 FC와 연령대가 비슷한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축구동아리팀 좋은친구들 GF가 전후반 각각 30분씩 미니 축구경기를 치른다. 경기때는 각각의 응원전도 진행될 예정이다.
또, 이러한 행사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현장에서 앨범을 만드는 “100개의 스마일”도 진행된다. “100개의 스마일”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생활의 추억을 사진으로 찍어 자국에 우편으로 보내거나 앨범을 만들어 귀국할 때 가져가는 점을 착안했다. 100개의 앨범은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모든 참여자가 소장할 계획이다.
이주노동자 교류 프로그램 “네모난 축구공? 통통통”은 이미 종료된 금남로 지하상가 공간 프로그램 “두더지, 말 걸다”과 함께 오는 5월 6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홍보관에서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