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히어로 '닌자거북이 TMNT'
돌아온 히어로 '닌자거북이 TMNT'
  • 채규연
  • 승인 2007.04.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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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추억과 새로운 재미 결합

어린 시절 네 마리의 거북이 이름과 색깔, 무기를 외우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닌자거북이 TMNT>(26일 개봉)는 반가운 이름일 것이다. 어쩌면 오락실에 친구들과 나란히 앉아 캐릭터 하나씩을 선택해 적들을 물리치는 삼매경에 빠졌던 기억이 떠오를 수도 있겠다. 1990년대 완구, 게임, 의류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던 ‘닌자거북이’ 시리즈의 3D 애니메이션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1984년 미국의 미라지 스튜디오에서 처음 발행한 만화 ‘닌자거북이’는 1987년 TV시리즈 2D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1990년에는 실사영화가 제작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총 3편의 실사영화를 선보이며 ‘닌자거북이’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더욱 화려해진 영상과 액션


‘닌자거북이’는 뉴욕 하수구에 흘러들어오게 된 네 마리의 거북이들이 악당이 흘린 녹색 액체에 노출돼 인간과 같은 두뇌와 육체를 얻은 돌연변이가 돼버린 흥미로운 캐릭터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들인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 등을 생각할 때 ‘닌자거북이’ 또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특한 영역의 캐릭터인 셈이다.


사실 애완용 거북이는 악당을 물리치는 강인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된 닌자거북이는 지하 하수구에서 스승인 ‘스플린터’에게 훈련을 받아 강한 육체와 정신을 소유한 ‘정의의 사도’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 이는 그들의 단단한 등껍질과 ‘닌자’ 이미지를 절묘하게 결합하며 더욱 인상적인 이미지를 심어줬다. 또한 동글동글한 그들의 얼굴에 맞춰 피자를 좋아하고 연신 ‘코와붕가’를 외치는 유쾌하고 코믹한 이미지를 더해 친숙한 캐릭터를 형성한 것이다.

실사영화가 흥행에 성공한지 15년도 넘게 지난 지금, 더욱 발전한 기술덕택에 ‘닌자거북이’들은 3D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제 사람들의 눈에 익숙해진 3D 애니메이션 기술은 만화적인 상상력을 펼치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될 기술로 자리 잡은만큼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닌자거북이’ 시리즈가 다시금 돌아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발전된 기술을 등에 업고 돌아온 <닌자거북이 TMNT>는 예전보다 더 세련된 화면과 웅장하면서도 세밀한 표현력을 선보인다. 여기에 빠르면서도 역동감 넘치는 화면은 볼거리를 즐기는데 있어 충분하다. 이미 전편에서 처치해버린 최고의 악당 ‘슈레더’가 없는 상황에서 새롭게 설정한 스토리 구조도 애니메이션을 즐기기에 적절하다.

하지만 ‘마이키’(미켈란젤로)의 몇 번 되지 않는 천성적인 유쾌한 모습 외에는 전체적으로 팀 내 갈등과 액션에 치중한 나머지 애니메이션에 기대하게 되는 코믹함이 조금 모자라다는 인상을 남긴다. 또한 닌자거북이들이 스승을 부를 때 영어임에도 불구하고 ‘마스터(Master)’라는 표현보다 ‘센세’라는 일본식 표현을 쓰는 것은 한국 사람만이 느끼는 불편함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설정 자체가 ‘닌자’이기에 그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애니메이션의 또 하나 이슈는 성우들인데, <닌자거북이 TMNT>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인물은 동양 배우 장쯔이다. 닌자 조직 ‘풋 클랜’의 여두목 ‘카라이’로 목소리 연기에 처음 도전했던 장쯔이는 동양 배우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을 녹음하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밖에도 사라 미셸 겔러, 로렌스 피쉬번, 크리스 에반스, 패트릭 슈트어트 등 쟁쟁한 스타들이 함께 참여했다.


어른과 아이 모두 즐거운 영화


오랜 시간 침묵을 깨고 돌아온 <닌자거북이 TMNT>. 그 이름만으로 추억에 젖는 어른들에게도, 그리고 이제야 처음 접하게 되는 어린이들에게도 <닌자거북이 TMNT>는 즐거운 애니메이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는 어린 아이 한 명이 엄마에게 “거북이 너무 좋아!”를 연신 외치던 모습과 옛 추억을 더듬으며 즐거운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던 두 장년의 모습 속에는 이 애니메이션이 갖는 장점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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