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발효 후 대기업 채용- 중소기업↑
FTA 발효 후 대기업 채용- 중소기업↑
  • 장미란
  • 승인 2007.04.25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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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가 타결됨에 따라 산업 전반에 대한 여러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일자리에 대한 기대와 불안도 엇갈리고 있다.

인사취업전문기업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FTA로 인해 일자리에 어떤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가늠해보기 위해 주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각각 향후 채용변화에 대해 물은 결과 대규모 인력 채용을 통해 실제 고용시장을 견인하는 주요 대기업들은 한미 FTA가 발효된다고 해도 채용을 늘이거나 줄이지 않을 것으로 드러났다.

한미 FTA 신규고용 효과, 대기업엔 ‘미미’

인크루트가 업종별 매출 10대 기업, 총 130개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미 FTA로 인한 채용변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한 103개 기업의 91.3%(94개사)가 향후 한미 FTA로 인한 채용규모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10개사 중 9개사가 한미 FTA로 인해 향후 채용규모에 변화는 없다고 답한 것.

채용을 늘일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8개사(7.8%)에 불과했고, 줄이겠다는 곳은 1개사(1.0%)에 머물렀다. 한미 FTA 타결이 대부분의 대기업 채용변화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이에 대해 대기업 관계자들은 관세를 줄이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 공장을 짓는 등 이미 대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라 이번 한미 FTA가 발효된다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의 경우에도 이미 충분한 해외 인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어 현재의 채용기조만 유지해도 FTA로 인한 대비가 따로 필요 없다는 것.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한미 FTA가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온 대기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라며 “고용시장을 이끄는 주요 대기업의 이 같은 조사결과는 당분간은 기업의 채용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미 FTA로 인한 고용시장 변화는 단기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인력장벽이 사라지면서 미국기업이 국내에 진출해 국내인력을 채용하는 등 장기적으로는 고용이 증가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통상 수혜업종으로 분류되는 자동차, 기타제조, 유통무역, 물류운수 업종의 모든 기업에서 ‘영향 없다’는 응답이 나왔다. 건설, 금융, 기계철강조선중공업, 정보통신 등의 업종 역시 마찬가지. 해당 기업 모두 채용을 늘이거나 줄이겠다는 의견이 없었다.

제약업종에서는 33.3%가 영향이 없다고 응답한 가운데, 절반(50.0%)의 기업이 채용을 늘이겠다고 답했다. 이는 선두 제약업체들의 경우, 탄탄한 자금력과 안정된 내적 기반을 토대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일하게 감소할 것이란 의견(1개사)도 제약업종에서 나왔다.

제약을 비롯, 전기전자(25.0%), 석유화학(14.3%), 식음료(12.5%)에서는 채용을 늘릴 것이란 응답이 있어 다른 곳보다는 채용증가 의사가 높은 편이었다.

중소기업 “위기를 기회로”

이 같은 현상은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인크루트는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종업원수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 235개사에게도 한미 FTA로 향후 채용규모의 변화를 물었다.

그 결과 69.4%(163개사)의 기업이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10개 중 7개사는 채용규모 변화가 없다는 것으로 대기업에 비해 다소 낮기는 하지만 역시 큰 영향은 없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채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이 25.5%(60개사)로 대기업에 비해 18%P 가량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즉 중소기업의 경우 전반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기업의 비해 채용 증감의 진동폭은 큰 편인 것. 이는 우리나라에 비해 막대한 경제규모를 가진 미국시장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어려울 수도 있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하는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수비율이 높은 중소기업이 이번 한미 FTA를 세계화와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보고 채용에 적극성을 띌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했다.

업종별로는 금융과 식음료에서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 100%로 나타난 가운데, 자동차, 전기전자, 건설, 기타제조, 유통무역, 서비스에서는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석유화학, 정보통신은 확대와 함께 축소의견도 일부 있었다.

한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통 예상하는 제약에 채용을 줄이겠다는 의견이 나오지 않고, 반대로 수혜업종으로 분류되는 섬유 가죽, 고무, 신발 등의 제조업에는 절반이 채용을 줄이겠다는 등 일반적으로 일컬어지는 전망과는 다소 다른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 연구원은 “수혜업종이라고 해도 미국 동종수입품에 대한 대비와 걱정을 할 수 있고,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업종도 생존을 위해서라도 미국의 선진시스템과 노하우를 받아들여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욕이 나타나는 등 일반적인 관측과는 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미 FTA 타결 후 기업들의 신규고용 증감은 전반적으로 크게 영향이 없는 가운데, 결국 기업 내부의 경영방침, 조직구성, 내부역량에 따라 채용 증감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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