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 포탈에서 불법 도박으로... ‘천사’의 몰락
합법 포탈에서 불법 도박으로... ‘천사’의 몰락
  • 이보배
  • 승인 2007.04.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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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이트의 서버는 ‘○○천사’에, 환전사이트 서버는 ‘중국 상하이’에

유명 포탈사이트 ○○천사에서 ‘골드바’ 도박프로그램을 직접 개발 한 뒤, 전국 최대 조직의 체인망을 갖추고 150억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중 경찰에 꼬리를 밟혔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2일 검거되기 전까지 20억원의 불법 이득을 챙긴 일당 10명을 잡아들였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도박’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도박’보다 중독성이 강하다는 특징을 교묘히 이용한 불법 도박사이트 본사 일당 검거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잘됐군요. 그 사이트 나도 많이 이용 했었지만 사이트 운영은 허술하고 회원관리도 엉망이고 거기에 게임머니 사는 금액은 너무 비쌌어요. 말이 게임이지 도박수준 그 이상 이었습니다. 그 사이트로 인해 아마 적지 않은 유저들이 금전적인 피해와 도박중독으로 고생 하는 줄 알고 있습니다, 이런 사이트는 하루 빨리 사라지는 것이 국민건강에 좋다고 보네요. 아무튼 ○○천사 폐쇄된 것을 축하 합니다” 지난 3월 16일 인터넷 포탈사이트 ○○천사의 폐쇄소식을 들은 네티즌(아이디: fire11999)의 반응이다.
이번에 폐쇄 조치된 ‘○○천사’는 합법적인 유명 포탈사이트로 게임을 비롯해 채팅, 쇼핑, 방송 등 다양한 컨덴츠를 제공하며 그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해왔다. 때문에 많은 네티즌들은 별다른 의심 없이 ‘○○천사’를 이용했고 합법에서 불법으로 타락한 ‘○○천사’ 덕에 이번 사건은 사회적으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도박사이트 본사 일당 전원 검거

▲ 위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유명 포탈사이트 ‘○○천사’는 합법을 가장해 도박 프로그램 ‘골드바’를 직접 개발한 뒤, 전국 최대 규모의 조직 체인망을 갖춰 약 5개월 동안 판돈 150억대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왔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지난 1월, 인터넷 모니터링을 통해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 광고를 확인하고 4개월간 이들을 추척, 지난 22일 150억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영업본사 일당 전원 10명을 검거했다. 가입회원 30만 명을 상대로 사이버 공간 상에 도박장을 개설한 이들은 판돈의 9.5%를 ‘딜러비’ 명목으로 공제한 후 나누어 가지는 수법으로 지난 4월 중순 경찰에 붙잡힐 때까지 오간 판돈 150억원 중 2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검거된 10명 가운데 환전사이트 운영자 김모(33)씨와 도박사이트 운영자 정모(35)씨 등 4명은 구속, 나머지 6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회원 모집과정에서 블로그나 카페를 이용, “다른 불법 도박사이트와는 다른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받은 합법적인 도박사이트”라고 광고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끌어들였으며 이런 과정을 거쳐 모집한 고객들에게 직접 제작한 ‘포커’, ‘바둑이’, ‘맞고’ 등 3종류의 도박 게임을 제공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프로그램 3개를 직접 개발한 후, 영업본사 2개소, 총판 1백 72개소 및 가맹점 3천 68개소 운영과 함께 회원 30만 명을 모집했으며 이는 지금까지 유래 없었던 국내 최대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잔머리 굴려 수사망 피해

이들은 도박게임 사이트에서 환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 골드바 게임 내에서는 환전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속이고 별도의 환전사이트를 중국에 마련했다 것. 불법 도박사이트의 본청 운영자 김모씨와 정모씨는 총판, 가맹점 운영자들을 통해 블로그나 카페에 별도로 마련된 환전사이트를 홍보하도록 지시했다. 홍보 과정에서 추천 아이디를 부여받은 총판과 가맹점 운영자에게는 수익금의 7%를 지불했고 그 댓가로 철저한 회원관리를 요구했다.
경찰 조가 결과 이들은 환전사이트를 은닉하고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도박사이트의 서버는 ‘○○천사’에, 환전사이트 서버는 ‘중국 상하이’에 숨겨두고 국내 일당들이 도박행위자들에게 은밀히(채팅이나 쪽지) 환전사이트를 소개, 환전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환전을 할 때에는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이용하고, 아이템베이원->아이템고원->아이템블루->아이템필 등으로 환전사이트의 명칭과 이미지를 수시로 변경하며 자신들을 철저히 숨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천사의 몰락 ‘○○천사’ 사이트 폐쇄

이번에 검거된 본청 일당은 영업본사와 총판, 가맹점을 관리하는 최상위 라인으로 실제 사장, 바지사랑, 영업이사, 프로그램 개발 사장, 웹 디자이너, 가맹점 모집 본부장, 정산 과장 등 치밀하게 역할을 분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 해당 사이트 ‘○○천사’는 폐쇄된 상태이며 사이트를 통해 불법 도박을 한 사람들도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현재 사이버 수사대는 ○○천사로부터 서버기록을 넘겨받아 분석중이며 도박을 즐긴 사람들은 잡히는 대로 죄질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 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사이버 수사대 측은 “전국 총판 및 가맹점 3천 2백 여 개소 운영자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전원 입건할 예정이다. ‘바다이야기’ 단속 후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변칙 온라인 도박사이트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도박행위 근절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심리학자들이 대학생과 성인 3백 50명을 대상으로 연구?발표한 논문 ‘성인과 남자 청소년의 불법 인터넷 도박 문제와 위험 요인 그리고 예방 전략’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16.2%가 정기적으로 불법 인터넷 도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불법 인터넷 도박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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