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연이 4집 ‘My love'로 섹시 여가수들 가운데서 전쟁중이다. 아이비, 서인영 등 다른 여가수들과 견주어 자신만의 장점을 ‘연륜’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데뷔한지 벌써 4년이 다 되간다. 앨범도 4번째 정규앨범이다. 중간에 디지털 싱글앨범도 하나 선보였다. 늘 친근하게 브라운관을 통해 만날 수 있었기에 오랜 세월이 지난 것을 알아채지 못했던 것일까. 빠르게 나왔다 사라지는 물결속에서 여전히 최고 스타로 존재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1집 ‘위험한 연출’ 이후 높아지는 기대치 만족 위해
오락프로그램 출연은 당시 다른 여자가수가 없어서
채연의 이미지에서 ‘섹시’는 빠질 수 없다. 아니, 빠질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채연=섹시’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다. 본인은 튼실한(?) 허벅지가 콤플렉스라고 하지만 그것조차 과감히 드러냄으로써 매력으로 승화시킨 그녀는 넋을 빼놓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섹시한 컨셉은 사실 혼자만의 전략이 아니다. 과하게 표현하자면 넘쳐난다.
채연의 매력은 섹시함과 더불어 소탈하고 밝은 ‘인간미’가 덧붙여져서 더욱 빛이 난다. 인터넷 댓글을 무시할 수 없는 요즘, 자칫하면 ‘무조건 벗고만 나오면 다냐’는 식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유독 채연은 그런 비난이 적다. 본인도 이상하게 자신에 대한 제지는 적다고 고백한다. 자신도 신기하다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평소에 쌓아온 인간적인 면모덕이라는 분석이다.
섹시 + 인간미
채연은 처음부터 ‘섹시+인간미’라는 전략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락프로그램을 처음 나가게 된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뒷얘기를 들려줬다. 데뷔할 당시 오락프로램에 출연할만한 여자 가수가 많지 않아 운 좋게 출연하게 됐다는 것. 섭외하던 PD들에게도 ‘(채연이) 잘 해서가 아니라 요즘 참 섭외할 여자 가수가 없다’는 농담반 진담반의 얘기를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출연하게 된 오락프로그램은 인간적 이미지를 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그러나 ‘섹시가수’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고민도 없지 않았다. 네 장의 앨범을 낸 가수이지만 음악보다는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쏟는 팬들 때문에 생각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4집을 들고 나오면서 또 같은 섹시 컨셉이라는 것 때문에 생각이 많았어요. 하지만 제가 청순한 느낌으로 나온다고 하면 제 노래를 들어줄까 생각해봤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어요. 1집 ‘위험한 연출’ 때부터 보여준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에게 기대치가 있더라구요. 어느 정도 그 기대치는 만족시키면서 음악적으로 조금 더 성숙해가는 것에 중점을 두자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그녀는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컨셉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
“솔직히 이런 모습으로 10년, 20년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은 안해요. 1집부터 언제나 이번 앨범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앨범을 냈죠. 자신 있게 내놓았다기보다는 할 수 있는 만큼 다 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지금도 얼마나 앨범을 더 내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오락프로그램에서 보아왔던 이미지와 닿아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에 비해 존재감이 적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은 가수다운 모습,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마음에 오락프로그램은 자제하고 노래하는 무대만 서고 있어요. 하지만 오락프로그램에 계속 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조금 더 중심이 되는 것을 골라서 할 생각이에요.”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오락프로그램에 계속해서 출연하고자 하는 소망이다. 그러나 그녀의 인간적인 모습이 형성되는데는 ‘미니홈피’도 한 몫 했다. ‘천만인의 홈피’로 불리며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개인 홈페이지는 내면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속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오신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해요. 그래도 제가 직접 해명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더 좋아요. 사람들은 미니홈피가 조금은 더 진실된 곳이라 생각해주시기 때문에 제가 진실되게 얘기하면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곳이라 좋은 것 같아요.”
대중과 가까이
섹시함과 밝고 소탈한 인간성. 처음부터 특별히 염두에 둔 전략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형성된 이미지는 그녀만의 큰 재산이다. “지금 모습만큼이라도 길게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며 소박하게 희망을 내비치는 그녀는 사실 힘든 시간속에서도 현실을 즐기며 노력할 줄 아는 사람이다. 얘기가 오가는 가운데 일본에서의 힘든 과정들을 거친 내용들이 그런 면을 증명해준다. “크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대중과 점점 가까워지는 음악을 하고싶다”는 바람처럼 늘 대중 앞에서 친근하게 서 있는 채연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