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태진아, ‘특별한’ 父子 이야기
김혁규-태진아, ‘특별한’ 父子 이야기
  • 채규연
  • 승인 2007.04.28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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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는 양아버지 자랑, “이제 친아버지나 다름없죠”
▲ 가수 태진아

얼마 전 한 오락프로그램에서 가수 이루의 공연 때 깜짝 손님이 출연했다. 바로 이루의 아버지 태진아. 아들의 히트곡 ‘까만 안경’을 부르기도 하고, 아들과 함께 최신 댄스를 추기도 하는 모습에 다른 출연자들 모두 박수를 보냈다. 최근 태진아와 이루는 한 소주 광고에 함께 출연하며 부자간의 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태진아의 이 같은 아들 사랑은 고스란히 그의 양아버지에게서 내리받은 것이다.

미국 좌판 생활 때 김혁규 의원과 아버지 인연 맺어

자수성가한 자신의 과거 들려주며 분에 넘치는 도움


태진아에게는 낳아주신 분 외에 아버지 한 분이 더 있다. 젊은 시절 미국에서 맺어진 각별한 인연이다. 1981년, 28살의 나이로 미국에 건너가 맨해튼에서 힘겹게 좌판상을 하고 있을 때 예상치 못했던 도움이 찾아왔다. 당시 성공한 사업가로 초대 뉴욕 한인경제인협회장을 맡고 있던 김혁규 국회의원(열린우리당)이 그 때 만나게 된 ‘아버지’다. 지난 24일 봄볕 햇살이 따스한 오후 서울 한강변의 한 카페에서 태진아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자신의 양아버지를 자랑하기 위해 한 걸음에 달려와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아버지와의 특별한 인연


당시 김 의원은 교민 신문을 통해 태진아 소식을 듣게 됐다. 한국에서 인기 많던 가수가 미국에서 좌판상을 하고 있다기에 궁금한 마음에 찾아갔다. 직접 보니 밝은 모습이 좋아 명함을 건네주며 인연을 맺었다. 태진아도 처음 만났던 느낌이 좋아 며칠 뒤 김 의원을 찾아갔다. 김 의원은 진심으로 반갑게 맞아주며 자신도 이민 와서 힘들게 자수성가했다는 얘기를 들려주며 태진아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김 의원은 그 약속을 지켰다. 당시 빅히트를 쳤던 벨트색(belt sack)을 대주고 팔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물건을 미리 주고 결제는 이후였다. 더군다나 인기 있는 색상의 제품을 먼저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는 가방으로 태진아도 형편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태진아는 “우리 아버지는 말이 법이라며, 한 번 말씀하시면 책임을 지는 분이시죠. 기획력도 탁월하시고 빠르신 분이에요. 제가 처음부터 아버지 하자고 했어요. 아들 없이 딸이 하나시니까 제가 하자고 했죠.”라고 인연을 설명했다.

태진아의 결혼식을 도운 것도 김 의원이었다. 결혼 예물부터 예식장까지 모두 김 의원이 준비해줬다. 태진아는 결국 결혼식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분에 넘치는 도움이 고마웠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태진아의 결혼식뿐 아니라 큰 아들 주례도 서며 손주들에게까지 사랑을 쏟았다.

▲ 환하게 웃고 있는 김혁규 의원과 태진아

태진아는 아버지와의 인연을 얘기하다 ‘사모곡’의 탄생도 김 의원과 관련된 에피소드라고 말했다. 뉴스에서 자식이 부모를 해치는 소식이 많이 나오자 김 의원이 태진아에게 효를 그리는 노래를 해보라고 권했던 것. 이후 우연한 기회를 거쳐 사모곡이 나오게 됐고, 이 노래는 매년 어버이날에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 중 하나가 됐다.

태진아는 아버지에 대한 자랑을 부탁하자 약속을 지키는 것과 더불어 경영인의 자세를 강조했다.

“진정한 CEO시죠. 뉴욕 한 복판에서 세계 경영을 배우신 분이세요. 세계 경영을 배워오셨기 때문에 경상남도 도지사할 때도 경남주식회사라는 것을 만들어 성공하셨죠. 반면에 아버지는 참 검소하세요. 본인이 자수성가하셨기 때문에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시죠. 미국에 있을 때도 저에게뿐만 아니라 다른 교포들에게도 정말 잘 해주셨어요.”

아버지가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아버지는 화합을 중요시하세요. 항상 모든 사람은 동등하다고 말씀하시죠. 아버지가 정치를 하시면 진짜 사람냄새 나는 정치, 희망의 정치를 하실거에요. 진짜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떤 면에서 그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우리 아버지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똑같으신 분이에요. 사람이 위치가 달라지면 자신도 모르게 좀 달라지는데 그렇지 않으시죠. 아버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어느 자리에 있더라도 파도가 없이 잔잔한 스타일이세요. 제가 아버지한테 배운 것도 달라지지 말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우리 이루에게 대박이 터졌더라도 제일 처음의 이루로 생각하며 길을 가라고 했죠.”

▲ 한 무대에 선 태진아와 이루

아버지의 진한 사랑 닮아


방송에서 나이를 비롯한 고생 했던 얘기들을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버지가 거짓말 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쳤기 때문이라는 태진아. 미국에서 힘든 시절 만난 아버지는 평생 귀한 인연이 됐다. 아버지와의 인연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고, ‘옥경이’와도 결혼할 수 있었다는 얘기 속에 ‘아버지’ 김 의원의 진한 사랑이 배어있었다. 그리고 아버지 김 의원의 사랑은 태진아의 자식 사랑에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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