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이 늘어가는 도심속에서 사라져가는 자연 풍경을 담은 그림을 보러 가는 것은 어떨까.
‘Landscape ; 멈춰진 시간’은 강소영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중앙아시아 사막과 극지연구소의 후원을 받아 세종기지가 있는 남극 여행을 다녀와 작업한 최신작들을 보여주는 전시회다.
작가 강소영은 육화된 욕망과 모순된 현실 풍자를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과 회화작품으로 2006년 ‘행복한 풍경’전을 갖기도 했다.
이번 작품들은 사라져가는 자연 풍경과 복잡한 현실 상황의 연민에 머물지 않고, 초월적 공간에서 새롭게 느끼고 경험한 사막과 남극 킹조지섬 현지에서 제작한 드로잉 및 한지에 그린 회화가 중심이다. 관람객들은 이를 통해 일상이 정지된 고요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생명체를 본 작가의 경외의 시선과 해석이 담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얼어붙은 눈 속을 헤치고 자라는 이끼, 평온하게 떠있는 듯 하지만 점점 녹아 작아지고 있는 거대한 빙산, 영겁의 세월을 뚫고 우연히 마주친 화석은 작가에게 시간의 길이를 되묻게 한다.
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부유하는 영혼인 작가 자신을 떠다니는 유빙과 끊임없이 변하는 사막의 모래 속에서 발견하게 됐다는 강소영 작가는 “남극과 사막은 세계가 무(無)로 바뀌는 곳이지만 이 세상의 처음과 끝이 남아 표류하는 듯한 살아있는 장소” 라고 말했다. 즉각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떠났다는 이 여정들은 독특한 에너지를 담는 Artistic Voyage가 되어 작품으로 완성됐다.
매주 금요일마다 작가와의 대화시간을 갤러리 까페에서 갖는데, 남극 자갈과 유빙으로 설치한 ‘얼음 꽃 만들기’ 프로젝트 사진을 관람객에게 나눠줄 예정이며, 그의 우연한 여행얘기도 들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