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수사 검찰이 나선다
김 회장 수사 검찰이 나선다
  • 장미란
  • 승인 2007.05.03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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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적극적 지휘권 행사로 수사 명백히 밝힐 것”
경 “감찰로 처음부터 바로 잡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수사에 많은 허점을 보이고 있어 검찰이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지휘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도 사건 수사에 대한 자체 감찰을 실시키로 했다.

그동안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기만 했던 검찰의 적극적인 개입은 지난 1일 김 회장 집에 대한 압수수색이 미리 공개되고 수사과정이 실시간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등 수사 효율성에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2일 “(김 회장의) 수사 과정에서 수사 내용이 소상하게 보도돼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수사기밀 누출로 압수수색 일정이 사전에 알려져 수사 효율성에 우려가 초래되고 있다”며 “적법 절차를 준수하면서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사건의 전모가 명백히 밝혀질 수 있도록 엄정하고 적극적으로 수사 지휘권을 행사해 달라”고 말했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검찰이 이번 수사를 사실상 방치하는 바람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더 방치했다간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전혀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개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이런 결정은 경찰의 ‘은폐·늑장 수사’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다른 검찰 고위 간부는 “이번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면, 경찰 수사 과정의 여러 가지 문제들도 자연스레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수사가 종료된 뒤 철저한 감찰조사를 펼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이택순 경찰청장도 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 과정에 대한 감찰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감찰은 김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첩보를 입수해 서울경찰청에 보고한 광역수사대 소속 오 모 경위의 조사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감찰관실은 이 첩보가 광역수사대에서 남대문경찰서로 이첩된 경위, 최기문 전 경찰청장 등 외부나 경찰 윗선의 압력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의 적극적인 개입과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감찰에 실시하는 경찰의 행동은 ‘수사권’ 조정 작업과 관련이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경찰의 수사권 조정 요구를 무력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폭행 사건조차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는 경찰의 무능력이 부각되면 경찰의 수사권 조정 요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김 회장 보복폭행 사건 수사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내지 못하면 ‘수사권 독립’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로 이번 사건이 수사권 조정에 줄 영향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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