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마네로'가 다시 춤춘다!
'토니 마네로'가 다시 춤춘다!
  • 이문원
  • 승인 2004.06.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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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
지난 20여년 간, '토니 마네로'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퍼뜩 떠오르는 인물은 오직 1977년작 영화 <토요일밤의 열기>의 주인공 존 트라볼타 뿐이었다. 존 트라볼타 본인마저도 수십년 간의 연기생활 동안 '토니 마네로'의 이미지를 벗지 못해 여기에서 벗어나고자 '다시는 춤추는 역할을 맡지 않겠다'고 공언까지 했을 정도. 그러나 이제, 적어도 한국의 대중들에게 '토니 마네로'의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인물은, 둘이 되었다. 앞서 언급한 존 트라볼타와, 지난 해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 공연을 통해 혜성처럼 국내 뮤지컬팬들의 가슴을 공략한 박건형이 바로 이들. 그리고 드디어 박건형의 '토니 마네로'가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라 화려한 춤과 연기를 선보인다. <토요일밤의 열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언급하는 일은 무의미할 듯하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사운드트랙 앨범의 '주인'이자, <맘마미야>를 필두로 한 '팝뮤지컬' 붐에 의해 다시 무대극으로 재편되어 어마어마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아이템. 70년대. 디스코. 그리고 비지스. 더 이상이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특히 지난 해 우리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인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는 의상과 디스코 음악, 디스코 춤 등, 노스탈지아를 불러 일으킬 만한 '외형적인 요소'는 그대로 보전하여 재미와 개성을 이끌어낸 뒤, 나머지 드라마 파트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재설정하여 지나치게 고리타분하다던가, 우스꽝스럽다는 느낌을 제어해내는 데 성공한 공연이기도 했는데, 여기에 오리지널의 '비지스' 음악만을 고집하지 않고 힙합과 테크노에 이르는 '신종 장르' 음악까지 모두 섭렵된 '트랜스-에이지'적 분위기는 관객들을 흥분시키고, 공감시키기에 충분했던 것. 젊음의 피난처 디스코데끄와 '더 나은 삶'에 대한 상징적 매개물로서 등장하는 브루클린 다리 등, 영화 버전에서 인상적이었던 무대의 무대장치화 등도 볼만한 거리이며, 무엇보다, 이제 일반인들에게까지도 익히 알려져 '타입캐스팅'에 성공한 '박건형의 토니 마네로'가 이번 공연에서는 과연 어느 정도의 문화적 파급효과를 거둬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일시: 2004.07.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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