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소비 위축 '우리라고 별 수 있나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자들의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높은 계층까지 지갑을 닫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 심리가 심각한 수준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2분기 현재 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는 69로 조사됐다.
소비자동향지수가 100미만이면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생활 형편이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가구가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가구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생활형편CSI는 1분기의 73에서 떨어진 것이며 2000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
향후 6개월의 생활형편을 보여주는 생활형편전망CSI 역시 1분기 84에서 2분기 80으로 떨어져 200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소득수준별로 소비자 심리를 살펴보면 무엇보다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 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생활형편 CSI가 1분기 88에서 82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
물론 월소득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가구의 생활형편CSI는55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며 100만원 이상 가구의 생활형편CSI 평균치인 72 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300만원 이상 가구의 낙폭이 가장 큰 점이 두드러진 점이다.
생활형편전망CSI 역시 300만원 이상 가구가 96에서 88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으며 200~300만원 가구는 87에서 83으로, 100~200만원 가구는 80에서 76으로 소득이 적을수록 낙폭이 줄었다. 향후 6개월 간 소비지출 성향을 보여주는 소비지출전망CSI도 3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이 121에서 109로 무려 12포인트나 떨어져 전체 가구가 111에서 102로 떨어진 것에 비해 낙폭이 컸다.
또한 향후 1년 간 가계수입을 예상한 가계수입전망CSI도 고소득층은 104에서 99로 큰 낙폭을 보였다. 고소득층은 향후 수입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자 현 시점부터 지갑을 닫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기 침체의 여파가 고소득층의 소비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장기화되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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