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다 태극전사 월드컵 4강
장하다 태극전사 월드컵 4강
  • 이지혁
  • 승인 2003.04.2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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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후회없다. 넘어지고 깨지고 밟혔지만 태극전사들은 오뚜처럼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세계를 경악시켰다. 월드컵 4강.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4천8백만 붉은 악마들은 ‘대∼한민국’을 밤이 새도록 연호했고 태극기를 몸에 휘감고 ‘코리아 팀 파이팅!’을 외쳐댔다. 25일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전차군단’독일과의 결승전에서 우리는 비록 0-1로 패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월드컵 우승 3회, 준우승 3회에 빛나는 독일의 관록을 뛰어넘기에는 우리 대표팀의 숨은 가쁘기만 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과의 두 경기 모두 연장 후반까지 뛰면서 얻어낸 승리로 대표팀의 체력을 거의 바닥이 났다. 하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우리 대표팀은 독일과 대등한 경기를 펼쳐 8강 신화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4강전을 치른 우리 대표선수들은 그동안 폭주기관차처럼 쉼없이 달려왔다. 그래서인지 이날 4강전을 치른후 바닥에 드러눕거나 주저앉는 선수들이 많았다. 월드컵 1승을 위해 혹독한 훈련을 참고 이겨낸 값진 승리였다. 골을 넣지 못한 선수도, 엔트리 뽑혔으나 출전을 못한 선수도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22명의 태극전사가 만든 4강 신화 이제 또다른 신화를 기대해본다. 히딩크 끝내 눈물 냉정하기로 유명한 승부사 히딩크 감독이 끝내 눈물을 보였다. 히딩크 감독은 25일 독일과의 경기가 끝난 직후 HBS와의 인터뷰를 끝낸 뒤 솟구치는 감정을 삭일 수 없었는지 끝내 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히딩크 사단은 첫승과 16강 진출이라는 국민의 염원을 풀어줬지만 그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강호를 꺾고 4강이라는 꿈을 이뤄냈다. 물론 3, 4위전이 남긴 했으나 월드컵 4강이라는 꿈을 이루기까지 장장 18개월 동안의 한국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을 것이다. 한국이란 생소한 곳에서의 생활, 4회 연속 본선진출국이지만 1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 것, 잇따른 외국대표팀간의 A매치 패배에 따른 비난 등…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꿋꿋이 자신의 스타일로 선수들을 무장시켰고 우리뿐 아니라 세계를 경악시킬 월드컵 4강의 꿈을 일궈냈다. 무엇보다 그동안 혹독한 훈련을 묵묵히 참고 인내해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싸워준 모습이 고마웠을 것이다. 그러나 히딩크는 눈물을 보인뒤 다시 승부사로 돌아왔다. “최대한 체력을 회복해 3위를 달성하겠다”며 수건으로 눈물을 닦은뒤 다음 경기에 대한 구상에 돌입했다. 강우영기자 dohwa@sisafocus.co.kr 외신반응 “한국은 충분히 명예로웠다 “한국은 ‘안녕’을 고했지만 그들은 충분히 명예로웠다.”(스페인 일간지 라 방과르디아) “‘거인 킬러’ 한국 선수들은 지치고 멍투성이인 상태에서도 온몸을 던져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려고 했지만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달아 물리치면서 체력 소모가 너무 컸다.”(프랑스 AFP통신) “이전 두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탓에 한국 선수들은 이전의 열정과 날카로움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독일 DPA통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에도 한국 축구팬들은 냉정을 유지했으며 경기에 진 한국팀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한국팀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축하받을 만하다.”(중국 CCTV) “비록 한국팀이 패했지만 이들이 이룬 경이로운 기록은 월드컵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미국 NBC방송) “독일이 한국의 환상적인 월드컵 동화를 끝냈다.”(미 CNN방송) “월드컵 역사상 최대의 이변을 만들어냈던 한국은 독일의 철통 수비에 맞서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로이터 통신) “한국대표팀은 모든 예상을 뛰어넘어 아시아 국가 최초로 4강에 진출해 엄청난 선풍을 일으킨 데 대해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영국 BBC방송) “‘훌륭한’ 한국팀이 후반 끝까지 분투했지만 오늘은 한국의 날이 아니었다. 한국의 4강 진출이 음모에 의한 것이라는 일부 주장은 ‘쓰레기 같은 소리’였다.”(영국의 민영 I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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