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홍영기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이 수사보고서에서 ‘피의자 윤××(조직폭력배)이 사용하는 휴대폰의 발신기지국을 보면 피의자 김승연 등과 동행한 것으로 나타나 있으며, 실질적으로 이 사건 김승연의 지시를 받은 장××와 상호통화한 내용이 있다’고 적었다.
‘실질적으로 이 사건 김승연의 지시를 받은 장××’라는 보고서의 내용은 김 회장이 장씨 등 조폭의 개입을 지시했다는 정황증거를 경찰이 확보했음을 뜻한다. ‘장××’씨는 아마추어 권투선수 출신으로 양은이파 핵심조직원 출신인 장모(47)씨를 말한다.
경찰은 김 회장이 장씨에 직접 지시했거나, 제3자를 통해 장씨의 개입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사건당일 장씨와 통화한 것으로 나타난 윤씨는 G가라오케에서 청계산 공사장, 서울 북창동 S유흥주점 등 폭행 현장으로 이동, 줄곧 사건 현장에 있었던 사실이 확인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장씨가 이번 사건에서 주도적으로 조직폭력배를 모았으며, 윤씨는 장씨가 끌어들인 조직폭력배들 중 한 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잠적중인 장씨는 11일 경찰에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그동안 한화 관계자 등이 조폭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은 제기돼 왔으나 김 회장이 조폭 개입을 지시한 내용을 담은 경찰 수사기록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경찰은 지난 9일 신청한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에선 조폭 동원과 관련된 혐의는 제외했다. 경찰은 범서방파, K파, S파 등 3~4개 조직, 15명 이상의 폭력배들이 사건당일 각각 김 회장 측의 요청을 받고 S유흥주점에 집결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행방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