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핵심 전략, 김남일
수원의 핵심 전략, 김남일
  • 박종덕
  • 승인 2007.05.12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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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더? 중앙 수비? 어떤 포지션도 OK!
▲ 수원 서포터들과 선수들

수원이 시즌 초반 부진을 털어버리고 완연한 상승세다. 2007 프로축구 K리그가 개막하며 이목을 끌었던 차범근 사단은 참담한 결과를 기록한채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그러나 최근 4연승을 달리며 단독 2위로 도약한 수원은 정규리그에 이어 컵대회에서도 부활의 계기를 마련했다. 암울했던 침체기를 벗어나는데는 팀의 기둥 김남일이 있었다.

포지션 변경은 경기 흐름 읽는 능력과 저돌적 수비 주요 원인

영구적 변경이라 할 수 없지만 팀의 전략 선택에 크게 이바지


수원이 시즌 초반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을 때에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것은 김남일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후방을 넘나들며 철벽처럼 팀을 지켜냈다. 또한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으로 팀의 수비라인을 지휘하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중앙 수비수로서 변신 성공


김남일은 소속팀과 대표팀의 중심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흔들림 없는 무게감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5일 정규리그와 9일 컵대회에서 광주와 가졌던 2연전 모두 연거푸 중앙수비수로 나오는 놀라운 변신을 시도했다. 수비자원의 수적인 부족과 체력부담을 고려해 차범근 감독이 단행한 결정이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수원은 최근 스리백 전술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조직력의 불안을 드러낸 포백보다 낫다는 차 감독의 판단 때문. 이에 따라 마토, 곽희주, 이정수 등 내로라하는 중앙수비수들을 측면으로 밀어내고 김남일을 중앙에 포진시키는 새로운 전략을 시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오랫동안 뛰어온 김남일의 경기 운영 능력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 김남일

김남일의 보직이 변경된 첫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다소 손발이 맞지 않아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곧 안정적인 플레이를 이끌어냈다. 상대 팀에게는 김남일이 갖고 있던 저돌적인 장점들이 중앙 수비에서 십분 발휘되면서 껄끄러운 전략이 됐다. 경기 흐름과 패스의 연결을 읽어내는 능력이 뛰어난 점, 그리고 대인방어와 몸싸움에 강한 점이 새로운 위치에서 적절히 활용됐기 때문이다.

또한 김남일이 새로운 위치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수비형 미드필더의 공백은 홍순학이 새롭게 담당하게 됐다. 이 또한 긍정적인 평가가 따르고 있다. 홍순학이 예상보다 자리를 잘 지켜줌으로 인해 수원이 택할 수 있는 전략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차 감독도 만족스러워 하는 눈치다. 김남일이 팀에서 원하는 역할을 잘 수행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남일이 수비라인을 적극적으로 전진시킴으로 인해 경기가 빠르고 더 많은 기회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차 감독은 앞으로도 팀이 필요할 때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일 본인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안뛰던 자리에서 뛰니까 당연히 힘들다”라면서도 “뒤에서 모든 선수들이 경기하는 것을 보면서 뛰기 때문에 중앙 수비수가 더 편하다”고 말했다. 또한 마토와 곽희주, 이정수가 옆에서 열심히 뛰기 때문에 걱정했던 것만큼 힘들지 않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팀에 더욱 핵심적 카드로


김남일의 포지션 변경은 아직 유동적이다. 완전하게 자리를 바꾸어 고정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수비의 부담으로 차 감독이 일단 시도해본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또한 여전히 김남일에게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적합한 위치라고 분석하는 시각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가 성공했다는 것에는 분명히 의의가 있다. 김남일을 고정된 위치에만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팀의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포지션을 변경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의 폭이 보다 넓어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수원에게 김남일은 더욱 핵심적인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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