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대 경선위해 대표직 사퇴
박근혜, 전대 경선위해 대표직 사퇴
  • 김상미
  • 승인 2004.07.0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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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 한나라당 전대서 대표 최고위원 당선 유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오는 5일 100여일간의 '과도체제 선장' 역할을 마감하고 당 대표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는 19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실시될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전당대회 공고 직전에 대표직 사퇴와 함께 대표 최고위원 경선출마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박 대표의 한 측근은 3일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해 전당대회 공고 직전 대표직을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가 사퇴하면 김덕룡 원내대표가 후임 대표 최고위원이 선출되는 전당대회 때까지 대표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특히 박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과도대표를 해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박 대표가 지난 3월 23일 탄핵 소용돌이 속에서 끝없이 추락하던 한나라당의 과도 대표로 선출될 당시만해도 그의 현재 위상을 예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영남 정서와 박정희 향수를 자극해 한나라당의 침몰만은 막아보자는 '극약 처방' 정도로 여겨졌고 이 카드는 4.15 총선에서 121석을 차지함으로써 그런 대로 효과를 봤다. 후광 속에 있던 박 대표가 독립된 '정치인'으로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은 사실상 4.15 총선 이후부터다. 그는 탄핵정국 속에서 실시된 4.15 총선에서 선전하고 6.5 재.보선에서는 압승을 거둠으로써 당내 입지를 굳혔으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표 최고위원 당선이 유력한 밑바탕이 되고 있다. 또한 박 대표는 과거 대여투쟁에만 매달리던 야당 상에서 탈피, 상생과 화합, 대안 제시라는 새로운 노선을 표방하면서 주목받게 됐다. 박 대표는 '상생의 정치'를 표방, 6.5 재.보선 와중에도 비난 일변도의 네거티브 캠페인을 가급적 자제했고 5.18 국립묘지에서 거행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는 등 동.서 통합의 지도자 상을 심기 위해서도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서민생활과 국가경제. 안보를 중요시하는 민생.정책 정당을 지향하고 대북 문제에 있어 과거와는 달리 유연성을 보이면서 한나라당을 `건전보수' 정당으로 전환하기 위해 진력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여기에 당.청갈등과 당내 세력다툼 등 여권의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6.5 재.보선 압승을 계기로 박 대표의 위상은 '차기 대선주자'로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정국 최대현안으로 불거진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박 대표의 정치력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았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박 대표의 신중한 접근은 당내 비주류의 비판을 불러일으켰고 그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 제기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대표의 당 장악력과 스킨십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석달간의 대표 생활에도 불구하고 그의 곁에는 아직도 소장파밖에는 없는 실정이다. 당내 중진과 비주류는 여전히 당 운영에 뒷짐을 지면서 박 대표 체제의 허점을 파고들 기회를 노리고 있다. 당 최고지도부라고 할 수 있는 상임운영위를 도외시한 당 운영방식도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 대표가 이같은 문제점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차기 대선주자의 입지를 다져나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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