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주로 일제히 집결, 18일까지 공식 일정
5.18 광주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일을 맞아 범여권의 지도부를 비롯한 대선주자들이 17일 광주로 일제히 집결해 호남민심잡기에 나섰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기인만큼 이번 5.18은 기념일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범여권의 경우 무너진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고 범여권 통합 논의의 물꼬를 트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들도 호남이 대선 승리의 향배를 가를 주요지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호남표' 잡기에 나서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과 최고위원단은 이날 오후 광주를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합신당 추진전략 등을 밝힌 뒤 광주.전남지역 핵심당원 50여명과 함께 만찬간담회를 가졌다.
김근태 전 의장은 이날 오월어머니집 방문, 광주시민 주먹밥 나누기 자원봉사, 5.18 전야제에 참석하고 오랫동안 자신의 광주.전남지역 후원회장을 지낸 지선스님이 있는 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18일에는 광주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과 광주지역 재야민주인사 간담회 등에 참석한 뒤 귀경한다.
정동영 전 의장은 17일 망월동 묘역에서 5.18 유족회 주관으로 열리는 5.18 민주화항쟁 20주기 추모제와 광주 YWCA 회관에서 진행되는 오월 Y시민포럼에 잇따라 참석했다.
정 전 의장은 쌍계사에서 하룻밤을 묵고 18일에는 영화 '화려한 휴가' 제작발표회 및 광주 5.18 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하며 5.18 정부 공식 추모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한명숙 전 총리와 김혁규 의원도 이날 오후 5.18 당일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박상천 대표, 김효석 원내대표, 최인기 이낙연 고재득 이협 부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해 5.18 국립묘지에서 자체 5.18 기념식을 가진 뒤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당원간담회를 갖는다.
이들은 앞다투어 5.18 정신의 계승과 대통합의 중요성에 대해 호소하고 있지만 통합을 논의하는 자리는 마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세력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5.18 행사가 통합을 위한 '연석회의' 또는 '원탁회의' 구상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지만 서로 호남민심의 대변자임을 강조하는데 급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전의장과 정대철 상임고문의 제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선주자 공동참배'는 주자들간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논의조차 못한 채 무산된 만큼 5.18 행사장에서의 조우도 '어색한 만남'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17일부터 2박3일 간 상당수 범여권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광주로 내려가 범여권 주자로서의 '이미지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손 전 지사 18일 정 전의장과 천정배 의원이 모두 참석하는 '화려한 휴가' 제작발표회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만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어 19일에는 이 지역인사들을 두루 접촉하고 자신이 표방하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2004년 3월 당 대표 취임 이후 매년 5.18 기념식에 대표 자격으로 이 곳을 방문했지만 올해에는 당 대표가 참석하는 공식 기념일에 앞서 대선주자 개인 자격으로 하루 먼저 묘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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