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책임 강조하더니, 온갖 비리 숨어있었다?
윤리 책임 강조하더니, 온갖 비리 숨어있었다?
  • 임성희
  • 승인 2007.05.21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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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끊이지 않는 비리 의혹 내막

미래에셋생명의 경영진에 대해 부정과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고 제기돼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직원의 횡령을 비롯해 비자금 조성, 뇌물공여 의혹 등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 3월에는 그룹계열사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이사회 결의 없이 참여했고 공시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혀져 미래에셋생명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연맹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미래에셋생명 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미래에셋생명의 도덕적 각성을 촉구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일각의 의견에 미래에셋생명은 일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 일축하고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일체의 의견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미래에셋생명이 함구한 분식회계를 비롯한 의혹들이 사실로 추정되는 결과가 밝혀지고 있어 미래에셋생명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년간 수억원 횡령해도 몰라
뇌물공여, 횡령, 비자금 등 비리 종합세트


마포구 미래에셋생명(이하 미래생명) 본사 건물 앞에는 지난해 말부터 경호원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출입관리는 직원들의 택배가 올 경우에도 택배직원이 문 앞에서 기다렸다가 본인이 건물 밖으로 직접 받으러 와야 할 정도로 엄중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래생명의 이런 흉흉한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끊이지 않고 있는 미래생명의 부정, 비리 의혹이 제기된 것에서 기인한다. 전국사무금융연맹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미래에셋생명 대책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미래에셋 본사 옆에서 미래생명의 각성을 촉구하는 노숙 시위를 무기한 연장하고 지난 14일과 18일 마포구 미래생명 본사와 여의도 미래에셋증권 앞에서 미래생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사태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직원 횡령 5년간 몰라??

미래생명의 감사에서 고객서비스팀 김OO 차장이 2002년부터 5년간 휴면계약 보험금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져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 휴면계좌 되찾아주기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태에서 알려진 소식이라 더 충격적이다.
김차장은 전산조작을 통해 토요일과 일요일에 자기계약이 실효된 보험을 환급한 것처럼 처리해 자신의 계좌로 돈을 이체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조사 결과 밝혀진 횡령 금액은 5억6천만원에 이르고 있으며 추후 조사에서 15억에서 20억 가량의 금액이 더 밝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생명에서는 회사 감사에서 적발한 사항이고 검찰에 고발한 만큼 자신들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회에 2억6천만원에 달하는 거액이 인출된 경우가 있다는 사실과 5년간 이뤄진 횡령이라는 점에 미뤄볼 때 단독 범행이 아닐 것이라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고 있다.

뇌물공여에 카드깡까지

지금 미래생명은 분식회계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 뇌물공여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미래생명 이사로 부임한 A씨는 경영관행과 다른 편법 운영에 이의를 제기하고 감사를 요청한 바 있었다. 위원회에 따르면, 부하직원이었던 이OO부장이 정부기관에 회사를 위해 돈을 보낸다며 유이사에게 결제를 요청했다. A씨는 담당 감사에게 보고했고, 곧 내부 감사가 시작됐다. 1주일쯤 경과된 후 담당 감사는 “문제가 많다. 중징계가 나올 것 같다”라고 그에게 답했다. 하지만 며칠 뒤 감사는 전격 중단됐다. 윤진홍 사장 명의로 감사 중단 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A씨는 결제 라인에서 배제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회사를 떠나게 됐고 이부장이 이사로 승진했다. 그리고 관계자 8명은 경고, 주의, 견책 등 경미한 처분만 받았다.
미래생명은 “A씨는 소문을 갖고 얘기한 것이다. 고객서비스부서였기 때문에 그런 정보를 접할 위치가 아니었다”며 “사람 교체야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서 일어나는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이에 위원회는 “A씨는 SK생명 시절부터 핵심 부문에 근무한 능력있는 사람이었다”며 “게다가 직접 결제가 올라왔는데 그런 위치가 아니라고 부정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위원회는 미래생명의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제기해 사태는 점입가경으로 치닫게 됐다. 특정 술집 두 곳에서 한 달에 10여장씩 48만원짜리 전표를 만들어 현금화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현재 법적으로 50만원 이상의 금액을 지출하면 국세청에 통보를 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미래생명은 그 한도에 미달하도록 전표를 만들고 현금화시켜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아무리 술을 많이 먹는 사람이라 해도 이틀에 한번 꼴로 술집에 가기는 힘들다”며 “5천여 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래에셋생명이 카드깡 방식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려 한 것이다”고 강한 의혹을 제시했다. 미래생명은 “카드깡이나 비자금 조성은 근거없는 얘기이다. 일괄 고소이기 때문에 조사하게 된 것 뿐”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현재 미래생명은 금융감독원 감사에서 9억원 가량의 분식회계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위원회는 미래생명에서 자신들의 내부제보자에게 분식회계 참여를 요구한 바 있다고 전했다. 담당 임원이 제의를 거절하고 노조에 제보하면서 분식회계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위원회는 분식회계 내역이 밝혀지면 그 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생명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 할말 없다”라고 하며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미래생명은 노조 탄압 사실과 유상증자 공시 문제, 주가 조작 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어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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