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낳은 ‘종로’ 당선땐 대선주자 입지
안철수 신당 차리나…이번주 또는 다음주 나올 듯
총선 딛고 대선 노리는 홍준표…한국당 잠재적 변수될 듯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4·15 총선을 이제 92일여 남겨두고 대선 잠룡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각 당의 간판급인 대권주자들은 총선 성적표가 개인의 정치적 미래뿐 아니라 당의 총선 승패에 직결되기에 여의도 전체에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4.15 총선, 이낙연 대 황교안의 전초전 구도

무릇 잠룡들이 종로를 노리는 이유는 종로가 ‘서울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기 때문이다.
여야 어느 쪽도 강세로 꼽기 어려운 지역이고 역대 대통령을 배출한 만큼 종로에서 당선되면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키울 수 있다. 실제로 윤보선(4대)·노무현(16대)·이명박(17대) 등 역대 3명의 대통령이 나왔다.
여의도로 귀환하게 되는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함으로써 4월 종로 출마를 공식화 했다.
오늘부로 자연인 신분이 된 이 총리는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나와 서초구 잠원동 자택으로 잠시 거처를 옮긴 후 다음달 초 종로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다.
“책임 피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말한 이 총리가 종로 출마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이면서 관심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로 쏠린다.
앞서 황 대표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 잠룡들의 빅매치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종로 출마가 유력하지만 현재까지 황 대표가 ‘종로 출마’ 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고 있어 종로가 아닌 서울 구로을과 용산, 강남을도 거론되고 있다.
종로 선거가 이낙연 대 황교안의 대선 전초전 구도로 치러지지 않더라도 총선에서 얼마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명운이 달라질 수 있다.
황 대표가 여권의 강세지역인 구로을 지역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험지에 출마했다는 상징성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약 이 총리와 황 대표의 빅매치가 성사되면 4.15 총선에서 최대 명승부가 될 전망이다.
황 대표가 이 총리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취약한 당내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흔들렸던 황교안 대세론이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
패배할 경우 황교안 대세론은 다시 시험대에 설 공산이 크다. 수도권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국당 내부에서 대안 후보를 찾으려는 기류가 가시화될 수 있다.
이 총리도 마찬가지다. 당내 세력기반이 약한 이 총리가 공동선대위원장을 겸임하며 황 대표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당내 지지세력을 확보하는 계기는 물론 여권 잠룡군 내에서도 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황 대표에게 패한다면 이 총리의 정치적 존재감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이렇듯 서울 종로는 잠룡급 정치인의 향후 정치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른 잠룡 어디에 나올까?

다른 대선 잠룡들도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먼저 정계 복귀를 예고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현재 바른미래당 복귀론, 제3당 창당론, 보수통합론, 야권 재편 등이 어지럽게 혼재돼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구에 나설지 입장을 내놓은 바 없어 안 전 대표의 결정이 향후 총선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기존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이나 고향 부산에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보도에 따르면 안 전 대표의 창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14일 오찬 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전망했다.
이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이번주 아니면 다음주에 올 것 같다”며 “신당 창당 가능성은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바른미래당 당원이니 바른미래당에 들어와 많은 사람들과 대화할 것”이라며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직책을 맡더라도 '3원칙'에 해당하는 모든 것을 같이 할 통합 정당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당명도 다 바꿀 것”이라며 “일주일이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본인 고향인 경남 창녕(밀양·창녕·의령·함안)과 중·고교 시절을 보낸 대구 중 한 곳을 택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당 내에서는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고 이를 불응할 시 ‘공천 배제’를 검토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홍 전 대표는 개의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 전 대표의 돌출 행동이 당내 공천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을 불러일으키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이 목표인 홍 전 대표 입장에서는 한국당 텃밭인 TK·PK 지역에서 승리해 차기 대선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