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필계의 거목 피천득 교수 별세.
대한민국 수필계의 거목 피천득 교수 별세.
  • 신윤정
  • 승인 2007.05.2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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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문학의 거목이자 한국 최고령 문인인 금아(琴兒) 피천득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 25일 오후 11시 4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그의 나이 향년 97세.


평소 폐렴을 앓아오던 그는 지난 10일경 병세가 갑자기 악화 되면서 아들이 의사로 근무하는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하여 보름가량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노환으로 생을 마감했다.


1910년 5월 29일 서울에서 출생한 피 교수는 1926년 중국 유학길에 올라 1937년 중국 상하이 후장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광복 직후인 1945년 경성제국대학(현 서울대학) 예과 교수를 시작으로 1974년까지 30여년 동안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1930년 ‘신동아’에 ‘서정소곡’, ‘소곡’, ‘파이프’등을 발표하며 등단하였고 이후 시, 수필 등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눈보라 치는 밤의 추억' '기다리는 편지' ‘인연’등이 있으며 수필 외 시집으로 '생명'을 비롯해 소설 '은전 한 닢' 등이 있다.


특히 ‘인연’은 피 교수가 일본 유학시절 만났던 아사코와의 만남과 이별을 서정적으로 풀어낸작품으로 교과서에 실렸을 뿐 아니라 한국의 대표적인 명수필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91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1995년 ‘제9회 인촌상(문학부문)’, 1999년 ‘제9회 자랑스런 서울대인상’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남기며 대한민국 문학에 한 획을 그은 피 교수의 호는 금아(琴兒). 춘원 이광수가 ‘때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의 마음을 닮았다’해서 붙여준 별명이다. 이를 대변이라도 하듯 피 교수는 생전에 평생 술 담배를 하지 않고 여배우‘잉글리드 버그만’을 좋아하며, 딸의 인형을 가지고 즐겨 노는 등 순수한 모습을 간직했다고 한다.


일상에서 평범한 소재를 찾아 서정적이며 간결한 문체로 그려냈던 그의 작품들은 이제 유작으로 남아 빛을 밝히게 되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아내 임진호(89) 여사와 2남1녀가 있다.


현재 고인의 빈소에는 영정 앞에 그의 수필 ‘인연’이 놓여져 있으며, 조문객들의 발길이 계속 되고 있다.
발인은 29일 오전 7시 모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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