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역사의 숨결이 담긴 도시 전주. 전주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한옥마을과 더불어 맛과 멋, 소리라는 풍부하고 경쟁력 있는 문화자원을 갖고 있는 전통문화도시다. 후백제의 도읍지로, 조선왕조 발생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전주는 천년역사와 더불어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국의 대표 관광도시라 할 수 있다.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해 술 박물관, 전동성당, 경기전 등 다양함 볼거리와 함께 전주에 가면 꼭 한번 들러야 한다는 막걸리 골목까지... 이번 주말 가족, 친구와 함께 전통의 고장 전주를 찾아 우리의 한옥을 몸으로 느끼고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로 그간 쌓였던 피로를 푸는 것은 어떨까?
전라도 전주로 여행을 갔다면 꼭 들어야 할 곳이 두 군데 있다. 전주 교동, 풍남동 일대의 한옥마을과 삼천동의 막걸리 골목. 한국의 전통과 전라도 인심의 후덕함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바로 전주로 떠나보자.
전주의 랜드마트 ‘전주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찾아볼 수 있는 전주의 상징이다.
전주한옥마을에 오면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간다. 지금 어느 시대에 와 있는지를 착각할 정도로 고풍스럽다. 전주 한옥마을은 전주시 풍남동, 교동일대에 자리한 국내 최대규모의 전통 한옥촌으로, 전국 유일의 도시 한옥군이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옛 선비들의 멋과 풍류를 느낄 수 있는 곳, 전주한옥마을. 전주천 맑은 물을 따라 빼곡히 들어찬 8백여 채의 한옥 기와집들은 조선시대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이 뿐만 아니다. 한옥마을에 들어선 전주전통문화센터와 전주공예품전시관을 중심으로 널뛰기와 그네, 팽이치기 등을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 한마당이 여기저기서 펼쳐지고 있고, 주변 곳곳에 합죽선과 태극선, 한지공예 등 전주만의 독특한 특산품을 찾아 볼 수 있다.
여기에 경기전, 풍남문, 오목대, 향교, 한벽당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화재가 주변에 산재돼 있어 전통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또 단아한 전통한옥에서 하룻밤 묶어 갈 수도 있다. 여행객들에게는 한옥생활체험관 등 한옥민박이 인기가 높다. 마치 그 옛날 조선시대로 돌아가 있는 것처럼 아늑하고 편안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옥마을의 정겨운 돌담을 따라 걷다보면 술 익는 냄새가 진하게 흘러나오는 술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술 익는 소리, ‘전주 술 박물관’

술 박물관 내 양화당은 직접 술을 빚는 것을 보거나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술 빚기는 매달 첫째, 셋째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또 계영원에는 술을 만드는 도구와 과정, 도구와 제기 그리고 전국에서 수집한 가양주들이 전시되어 있고, 이곳에서 빚은 술을 시음할 수 있다.
술 박물관에서는 조상들의 음주문화를 현대에 맞게 계승해 ‘향음주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향음주례’란 술을 마시는 예법으로 대입이 끝난 고3 학생들과 성년을 이루는 예비 성인들, 직장 초년생들에게 아름다운 술 문화를 권장하는데 목적이 있다.
또한 술 박물관에서는 우리 술의 보급에도 앞장서기 위해 일녀에 두 번 술 강좌를 열고 매 분기마다 한 번씩 술 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우리 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상곡수에서는 굽이도는 물에 술잔을 띄워볼 수 있으며 숙성실과 발효실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술 익는 소리와 술 익는 냄새를 느껴볼 수 있다. 단순히 보기만 하는 박물관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가양주의 진가를 발견해내는데 의미가 있다.
시원한 막걸리, 안주는 ‘공짜’

그 중에서도 전주 최대의 막걸리 골목 삼천동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전주 최고의 막걸리 거리인 삼천동 우체국 골목길은 일부러라도 찾아가 볼만하다. 막걸리집 간판과 네온사인이 양옆에 길게 이어져 있어 우리나라 막걸리 거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하다. 저녁이면 30군데가 넘는 막걸리집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삼천동은 가난한 서민이 많이 살았는데 IMF가 터지면서 세상사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주머니에 술 한 잔마실 돈 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때 삼천동에 처음 막걸리 집이 들어섰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이윤을 생각하지 않고 ‘모두 힘드니까 힘내자’며 막걸리 한 주전자에 한 상 가득 안주를 내 온 것이 삼천동 막걸리의 시작이란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안주가 있다는 소문이 퍼져 사람들이 몰리고 자연스레 한 두집이 늘어났는데 모두 장사가 잘되어 결국 오늘날 막걸리 촌이 형성됐다.

돼지두부김치와 시원한 생태찌개와 간재미 찜까지 배추를 비롯한 싱싱한 야채까지 한 상 가득 채웠다. 이 곳을 잘 모르는 타지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 주문도 하지 않았는데 한 상 가득 나온 안주를 보고 주인을 불러 항의 받았던 일화도 들려준다. 막걸리 주전자가 추가될수록 안주는 점점 늘어난다. 전주의 막걸리 집은 말 그대로 서민들의 안식처다. 술을 마시러 가는 곳이 아니라 풋풋한 고향의 정을 나누는 곳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