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쿠웨이트에서 4년에 한번씩 치러지는 아시아유도연맹(JUA) 임원선거가 실시됐다. 그 결과 용인대학교 유도학과 조용철(48) 교수가 2003년에 이어 재선에 성공했다. 대한유도회 전무이사, 용인대학교 교수에 이어 아시아유도연맹 사무총장까지 1일 3역을 무난히 해내고 있는 조용철 교수. 5월 22일 힘과 기술의 절묘한 조화가 매력적인 격투종목 ‘유도’의 전도사 조용철 교수를 용인대학교에서 직접 만나봤다.
힘과 기술의 절묘한 조화가 매력적인 유도는 묵직하면서도 생각보다 날렵함이 요구되는 운동이다. 운동하는 남자에 대한 환상.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품어봤을 생각이다. 게다가 격투종목이면 말 다 했다. 그래서인지 조용철 교수를 만나러 용인대학교로 가는 길이 그리 힘들지 않았다.
아시아유도연맹 사무총장 재선 성공

아시아유도연맹에는 현재 중국, 일본, 이란, 쿠웨이트 등 39개국이 가입되어 있으며 아시아 지역 유도의 모든 행사와 시합을 관리하고 국제심판을 선출하는 일을 한다.
5월 14일 쿠웨이트에서 치러진 아시아유도연맹 임원선거는 4년마다 한번씩 치러지는 매우 중요한 행사로 조용철 교수의 사무총장 당선은 2003년에 이어 재선에 성공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조 사무총장은 유도에 대한 열정 하나로 2003년 아시아유도연맹 사무총장직에 뛰어들었고 우리나라의 위상과 선수들의 보다나은 처우를 위해 재선에 도전했다. 한국 최초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조 사무총장은 앞으로 4년간 아시아에서 진행되는 유도관련 행사와 시합, 뉴스 등을 아시아 가맹국에 전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조 사무총장은 “내가 좋아하는 유도에 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나아가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유도 강국, 한국의 위상을 알리고 우리나라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혹시 당할 수 있는 불이익을 근절하는데 앞장 서겠다”고 전했다.
몸이 즐거운 운동, 유도는 천직
충남 천안이 고향인 조 사무총장은 씨름으로 이름을 날렸던 아버지의 권유로 유도를 시작했다. 그때 나이가 16세. 운동을 시작하기에 이른 나이는 아니었다. 처음부터 유도가 적성에 맞았다는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운동을 시작한지 2년 만에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하지만 이듬해 그에게 시련이 다가왔다. 무릎 부상으로 십자인대가 늘어난 것. 당시 의사는 수술을 해도 성공확률은 50%라며 선수생활을 포기하라고 전했다. 하지만 조 사무총장은 운동을 포기할 수 없었다. 수술 후 ‘하면된다’는 신념으로 무섭게 재활치료에 임했다. 무릎에 좋다는 운동은 빼놓지 않았고 등산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몸은 무서운 속도로 제 페이스를 찾았다. 1979년 유도를 향한 조 사무총장의 노력에 박차를 가한 사건이 미국에서 벌어졌다.
전미유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그의 눈에 한 선수가 들어왔다. 한 쪽 다리가 무릎 밑으로 절단된 미국 선수. 그런 몸을 하고도 유도를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결국 그 선수는 악착같이 시합에 임해 결승까지 올라갔고 조 사무총장은 그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그 이후 마음을 강하게 먹으면 인간의 능력은 끝이 없다는 것을 몸소 느낀 조 사무총장은 더욱 열심히 훈련에 임했고 1985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땄다.
1인 3역, 좋아서 하는 일 힘들지 않아

그는 “일이 힘들다고 느껴본 적은 전혀 없다. 1인 3역이라는 말은 너무 거창한 것 같아다. 세 가지 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모두 유도에 관련된 일이고 내가 좋아서 하는 내 분야의 일이다. 내가 열심히 뛰어서 제자나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다. 후배들의 수상소식은 힘든 몸을 녹이는 단비 같은 존재다”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힘든 점으로 딱 한 가지를 꼽았다. 잦은 출장으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다는 것. 1990년 결혼한 주양순(47)씨와 슬하에 3형제를 두고 있는 조 사무총장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항상 부족해 미안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교수로서의 조 사무총장은 인자하지만 무서운 선생님으로 통한다. 실기와 이론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이론 수업시간에는 한없이 인자하지만 실기 수업시간에는 무서운 호랑이로 돌변한다. 무섭게 교육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정신력이 스트러지면 몸도 흐트러진다는 것. 조 사무총장은 “인내하고 힘든 것을 이겨냈을 때 목표가 확실해지고 더욱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강조하는 것은 ‘하면된다’는 마음가짐과 뚜렷한 목표의식이다. 골인지점을 알고 뛰는 것과 모르고 뛰는 것은 천지차이다. 명확한 목표가 있을 때 노력은 배가 되고 결과는 단 열매로 남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모든 것을 이룬 것 같은 조 사무총장에게도 꿈이 있다. 바로 올림픽 위원회의 위원이 되는 것. 이것 역시 우리나라 유도의 발전을 위해서다. 자나 깨나 유도 생각뿐인 진정한 ‘유도 전도사’ 조용철 사무총장. 그가 있는 한 우리나라 유도의 앞날은 항상 맑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