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유인태 행보...청와대 파워 라인 형성?
심상치 않은 유인태 행보...청와대 파워 라인 형성?
  • 김상미
  • 승인 2004.07.09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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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규 총리설 옹호론자로 주춤해진 문희상
유인태-문희상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 열린우리당 내 친노그룹의 선봉장이자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의원이 최근 청와대 출신 의원들과 모임을 갖는 등 그의 역할론에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막전막후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와 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특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이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을 둘러싼 당내 갈등 여파로 활동이 주춤해진 사이 유 의원의 보폭이 커졌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는 최근 몇 주 사이 참여정부 1기에서 일하다 사퇴한 전직 장.차관들과 청와대 전직 고위인사들을 시내로 불러내 식사를 함께하며 그간의 노고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지금까지 만난 전직 고위직 인사들은 고 건 전 총리를 비롯,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권기홍 전 노동, 윤진식 전 산자장관과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강철 위원장 등 줄잡아 수 십명에 달한다. 또 이광재, 서갑원, 권선택, 백원우, 김현미 의원 등 청와대 출신 인사들과도 수시로 만나 `코드'를 맞추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병완 홍보수석 등 청와대 고위인사들과도 자주 접촉을 갖고 여권 내 쟁점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수시로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 수석은 국회내 여러 모임에서 회장으로 추대됐지만 정치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사에는 일절 참석하지 않고 있다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 현재 유 의원이 이런 저런 연유로 공식모임에 연관돼 있는 것은 3가지 정도다. 우선 지난 6월초 우리당내 참여정부 1기 청와대 및 관료 출신의원들 모임이 결성됐다. 참여정부 2기의 성공을 당에서 적극 뒷받침한다는 취지에서다. 멤버는 유인태 의원을 비롯, 문희상 문학진 백원우 의원 등 청와대 출신과 한명숙 김진표 의원 등 관료출신 등 이른바 `친 노무현 대통령' 인사들이다. 참여정부 1기 청와대 및 관료 출신 의원들인 이들은 당내 본격적으로 세력화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출신인 우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참여정부 2기의 성공을 당에서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조만간 공식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며 "모임에는 청와대 및 장.차관 출신 의원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을 비롯해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이들은 지난 4월 강원도 워크숍 직후와 6월 초순에도 모임을 가졌지만,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인 만남이었다. 이처럼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왔던 이들이 갑자기 한자리에 모여 회장을 선출하고, 모임 명칭도 정하는 등 모임을 공식화하기로 뜻을 모은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최근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의 인사청탁 의혹, 비례대표 장복심 의원의 로비설 등 잇따른 악재 속에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려진 상황과 이들의 움직임을 연계해 보는 시각도 있다. 여태껏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당내 친노 직계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청와대의 뜻을 전달하는 채널 역할을 하면서 어지러운 당내 상황을 수습해 나가는 수순 밟기에 돌입했다는 해석이다. 이 모임이 공식 출범하게 되면 내년 1~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의 역학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한 유 수석은 지난달 50대 초선 의원들 모임을 결성한데 이어, 최근에는 모교인 경기고 출신 여야 의원들이 주도한 모임의 회장직을 수락했다. 특히 50대 초선 의원모임은 재선인 유 의원이 소집하고,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비서관으로 있었던 문학진 의원이 간사역을 맡았다. 이 모임에는 최재천 지병문 이원영 제종길 의원 등 7-8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 첫 모임을 가졌고 오는 15일께 2차 모임을 예정하고 있다. 유 의원은 "시끄럽지 않고 점잖은 50대 의원들이 부담없이 막걸리나 마시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당의 신기남 의장과 민병두 의원, 한나라당 박 진 이종구 공성진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두루 참석한 경기고 출신 모임 회장역도 맡았다. 이런 분주한 움직임 때문인지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을 때보다 더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얘기들이 적잖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내 권력 재편의 움직임은 유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의 실세였던 이해찬 의원의 총리 임명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근태 의원의 입각으로 여권의 권력지도가 급변했다는 것이다. 차기 대권주자들이 내각에 모두 입각하고,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천정배 대표와 엇비슷한 지지를 받았던 이해찬 의원의 총리 임명 등은 여권의 무게중심이 내각으로 대거 이동했다는 평가다. 당내 대권주자군과 5선 중진이 내각으로 빠진 이후 당의 역학구도는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띨 조짐이다. 이에 따라 당내 역학관계는 자연스럽게 청와대와 각료 출신 의원들에게 무게중심이 실리게 됐다. 당권파인 `천.신.정' 그룹과, 문희상 유인태 의원 등 중진그룹, 유시민 의원 등 친노 핵심 그룹, 급부상하고 있는 초.재선 그룹인 `새로운 모색' 등이 사안에 따라 물고 물리는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분위기는 `기획자문위원회'를 새롭게 꾸린 중진그룹의 역할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앞서 열린우리당은 지난달 29일 경륜과 중량감이 있는 당내 인사들이 참여하는 `기획자문회의'를 가동했다. 당 운영에서 소외됐던 중진들의 참여 폭을 확대, 노.장.청 조화를 모색함으로써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초선이 전체의 3분의 2가 넘는 108명이나 되고 일부의 `튀는 행보'로 몸살을 앓아온 지도부로서는 당의 중심을 잡기 위해 마련한 `묘안'이 아닐 수 없다. 자문회의는 특히 청와대와의 가교로 통하는 문희상 의원이 지도부에 제안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조언역에 그치지 않고 당내는 물론 당.청관계 등 여권의 현안에 대해 거중조정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런 시각을 반영하듯 자문회의는 신기남 의장이 "우리당의 중화기들, 핵심의원들을 모신 자리"라고 표현할 만큼 `실세'들을 망라했다. 여기에도 유 의원이 핵심으로 참여하고 있다. 3선 이상 의원으로는 장영달 임채정 문희상 정세균 배기선 김한길, 재선으로는 유 의원을 비롯 김희선 한명숙 김부겸 박병석 의원이 참여하며, 초선 중에는 이경숙 전 공동의장과 민병두 당 기획위원장이 선임됐다. 이 모임만큼은 신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도 "꼭 참석해 `고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문회의가 구성되면서 초.재선의 `튀는 행동'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 당내에 초.재선과 중진그룹간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될 조짐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러한 분위기의 역학관계는 노무현 대통령과 `실세 내각'의 조율 여부, 이 총리와 차기 대권주자로 불리는 국무위원과의 관계 등도 향후 참여정부 2기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할 주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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