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느끼는 '풍요'의 사운드
여름에 느끼는 '풍요'의 사운드
  • 이문원
  • 승인 2004.07.10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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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서울 시티 페스티발 I - 곤티티>
지난 해 열린 <호암 서울 시티 페스티발>은 여러 '여름용 공연' 중에서도 눈에 띄는 이색적인 공연이었다. 호텔무대를 빌린, 소위 '럭셔리'풍의 무드메이커형 공연도, 그렇다고 젊은 열기를 가득 담은 '스트레스 해소용' 공연도 아닌 <호암 서울 시티 페스티벌>은, 팝페라 가수 헤일리 웨스튼라, 일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인 나카무라 유리코와 이사오 사사키, 한국 기타리스트 이병우, 퓨전 국악팀 '그림', '코바나'가 참여하여, 그야말로 편안하고 청량감이 넘치는 시원스런 여름밤을 관객들에게 선사해 주었던 것. 올해에도 다시 돌아온 <호암 서울 시티 페스티발>은, 일본의 어쿠스틱 기타 듀오인 '곤티티(Gontiti)'의 무대로 시작된다. 주 멜로디 파트를 연주하는 곤잘레스 미카미와 반주를 맡고 있는 치치 마츠무라로 구성된 '곤티티'는 지난 3월 "이미지" 내한공연에도 참여하여 국내팬들에게 익숙한 듀오. 어쿠스틱 기타 특유의 긴장감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듯한 이들의 음악은 과연 '지구상에서 가장 편안한 음악'을 추구한다는 '좌우명'처럼, 무더운 여름밤을 편안하게 식혀줄 '감성정화성' 음악이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이지-리스닝 계열의 음악처럼 야들거리지는 않고 세련된 도회적 감수성이 잘 배어있어, 근래의 한국 음악팬 취향에는 가장 잘 맞아떨어질 밴드일 듯도 싶다. <호암 서울 시티 페스티발>은 일본 재즈의 '새바람'으로 알려진 '프라이드 프라이드', 국내에도 많은 팬을 지니고 있는 일본 스트리트 펑크 밴드 '아소토 유니온', 오카리나 연주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소지로', 그리고 독특한 음악색채를 지닌 매니아들의 우상 '이상은' 등이 추가로 참여하고 있으며, 17일부터 일주일 간, 이들이 공연이 순차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어찌하다 보니 '한일 음악교류' 비슷한 형태로 옮아간 듯 보이는데, 듣고 즐기는 입장에선 아무래도 '컨셉'보다는 '무드'를 중시하는 까닭에, 별달리 억지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장소: 호암아트홀, 일시: 200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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