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 분해에 방화까지, 중학생 맞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 분해에 방화까지, 중학생 맞아?
  • 소미연
  • 승인 2007.06.04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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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 손자의 엽기 살인 행각 풀스토리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60대 할머니 살인 용의자가 7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함께 살아온 친손자로 드러났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친손자는 15세의 중학생으로 할머니를 살해한 뒤 사체를 토막 내 유기하려 한 사실까지 추가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어린 학생의 소행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잔인성과 범행 이후 죄의식을 전혀 보이지 않아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 역시도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피로 얼룩져버린 조손 가정의 파문. 그 동안 할머니와 손자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건의 전모를 취재했다.


범행 탄로 두려워 인터넷 통해 시신 토막 내는 방법 및 유기 방법 공부

"공부 안 하고 돈 훔쳐 싸돌아 다닌다" 평소 잔소리 자주 해 살해 결심


▲ 참혹한 사건 현장
최아무개(69) 할머니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지난 5월25일.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최아무개 본인의 집에서다. 울산에 사는 최아무개의 작은 아들(37)이 어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자 이상히 여겨 부산 최아무개의 집을 찾으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던 것이다.

발견 당시 최아무개는 둔기로 뒷통수를 무차별적으로 맞아 골이 깨져 함몰된 상태였다. 이를 본 최아무개의 작은 아들이 황급히 경찰에 신고했고 이에 따라 부산진경찰서는 즉각 현장에 출동해 수사에 착수했다.


시신 방치, 평소처럼 이틀간 생활


경찰에 따르면 최아무개의 작은 아들은 어머니의 집 방문 당시 문이 잠겨있어 열쇠공을 부르러 간 사이 최아무개의 집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작은 아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며칠 째 학교에 가지 않는 등 사건 직후 행방을 감춘 손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부산진서 형사 90여명을 풀어 관내 24시간 사우나탕과 PC방 등을 샅샅이 뒤졌다. 그 결과 사건이 접수된 지 하루 지난 26일 범행 현장에서 2.5km 떨어진 부산진구 전포동의 J고시원에 은신해 있던 최아무개의 손자 추아무개(15)를 붙잡았다.

경찰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경찰에 검거된 추아무개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자백했고, 그 내용은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들마저 아연실색하게 했다.

경찰에 따르면 추아무개는 지난 23일 오전 6시경 할머니 최아무개를 거실에서 밀어 넘어뜨린 뒤 쇠뭉치로 뒷통수를 10여차례 내리쳐 숨지게 했다. 하지만 추아무개는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숨진 할머니의 시신을 거실에 그대로 방치하며 평소와 다름없이 이틀간 생활해왔던 것이다. 그러다 이웃 사람들이 집문을 두드리며 할머니 최아무개를 찾자 추아무개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범행이 탄로될까 염려스러웠던 것. 결국 추아무개는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할머니의 시신을 토막 내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돈 훔쳐 어디 갔다 왔노?” 홧김 범행


하지만 이제 15살인 추아무개에게는 생각처럼 시신을 토막 내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추아무개는 인터넷을 통해 시신을 토막 내는 방법 및 유기 방법을 검색하는 등 자신 나름대로 공부를 했고, 이후 인터넷에서 학습한대로 할머니의 시신을 목욕탕으로 끌고 가 식칼을 들이댔다.

이로 인해 최아무개의 복부에는 훼손 상태가 아주 큰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추아무개는 1시간여 동안 다리를 절단하려다 여의치 않자 포기했다고 전해졌다. 이후 최아무개의 작은 아들이 찾아오게 됐고, 갑작스런 삼촌의 방문에 당황한 추아무개는 삼촌이 잠긴 문을 열기 위해 열쇠공을 부르러 간 사이 죽은 할머니의 비상금인 1백만원을 가지고 달아났다. 게다가 추아무개는 시신에 이불과 옷가지를 덮어 불을 지르는 등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완전범행을 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추아무개는 지난 17일 할머니가 냉장고에 숨겨 둔 30만원을 훔쳐 가출했다가 사건 당일인 23일 새벽에 귀가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추아무개는 “평소 할머니가 공부는 안 하고 돈 훔쳐 싸돌아다닌다는 잔소리를 자주 해 살해하게 됐다”며 “할머니가 ‘돈 훔쳐 어디 갔다 왔노?’라며 자신을 나무라자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도 “범행 잔인성 무서워”


▲ 용의자 추아무개가 부산진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고개를 숙인 채 범행을 자백하고 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추아무개는 5세 때 부모가 이혼하고 아버지와 함께 살다 아버지마저 가출한 뒤 소식이 끊겼다. 이후 추아무개는 고모집에 얹혀살다 7년 전부터는 기초생활수급권자인 할머니와 함께 살아왔다. 할머니는 가출한 추아무개의 아버지 대신 공사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정부에서 보조되는 25만여원의 생활비를 받아 추아무개를 어렵게 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할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달리 추아무개는 올해 들어 학교에 무단결석을 일삼기 시작하더니 PC방을 전전하며 폭력적인 성향의 게임에 몰입했다. 이로 인해 인터넷 게임과 만화에서 즐겨 봤던 살인 장면을 그대로 시도하려 했던 것.

사건을 수사한 부산진경찰서 강력6팀 관계자는 “어린 학생의 범행으로 보기에는 그 잔인성이 무서울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관계자는 “염려했던 정서 장애와 관련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고, 경찰에 검거될 당시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처음과 달리 추아무개가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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