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름 음악, 한국으로 넘어오다
일본의 여름 음악, 한국으로 넘어오다
  • 이문원
  • 승인 2004.07.12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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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의 "Oasis"
드디어 '튜브'를 라이센스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비스무리한 청춘을 보냈던 이들이라면, 1980∼90년대의 지리한 학창시절 동안 '튜브'의 노래 한두곡 쯤은 '애창'하고 다녔을 터. 더군다나 당시 국내에는 '여름밴드'라는 구분이 따로 없던 시기 - 근래 들어 '쿨'이나 '클론'과 같은 여름밴드들이 한국에서도 등장하여 '특이성'이 사라지긴 했다 - 여서 '튜브'의 여름을 위해 태어난 듯한 음악은 방학 때마다 '청소년의 장소'에서 조심스럽게 울려퍼지곤 했는데, 이제 길거리에서, 대형음반매장에서도 '튜브'의 음악이 울려퍼지게 되었으니, 참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베스트 앨범'이 소개되긴 했지만, '튜브'의 정규앨범이 국내 출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Oasis" 앨범은 예의 '지극히 튜브적인' 여름 음악들로 가득하다. '사랑의 마그마', '푸른 멜로디'로 시작되는 이번 앨범은 '튜브'의 흥겨운 리듬에서 최근 들어 활용하던 하와이적 요소를 제어한 형태로 꾸며져 있는데, 그 완성도는 물론이고 몇 번이고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매력 또한 여전하다. 특히 8, 9번 트랙의 '청공의 삐에로'와 '후지사와 선라이트'가 인상적. '튜브'가 지니고 있는 매력을 하나도 잃지 않으면서, 연륜에 따른 모종의 '깊이'마저 느껴지는 곡이다. 이제 우리도 ''튜브' 노래가 나오는 걸 보니 여름이 왔구나'라는 멘트를 던질 수 있게 되었다. 다른 밴드 같으면 이런 종류의 멘트가 모욕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튜브'의 경우는 최상급의 찬사에 속할 것이다. '튜브'는 바로 '여름' 그 자체이며, '여름'에 그 빛을 가장 화려하게 작열시키며, 마치 '비치보이스'의 음악처럼, 우리 안에서 '여름의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법한 수많은 곡들을 선사해온 밴드이기도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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