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주식시장서 '왕따'가 웬말?
현대산업개발, 주식시장서 '왕따'가 웬말?
  • 신윤정
  • 승인 2007.06.08 2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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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세영 회장 사후 2년 성적표

▲ 현대산업개발 본사



지난 2005년 5월21일. 재계에 큰 슬픔이 가득한 일이 발생했다. 32년간 자동차 외길 인생을 살아온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에회장의 타계가 그것이다. 그로부터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장남인 정몽규 회장이 선장을 맡아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 사후 현산은 바람 잘 날 없다. <시사신문>에선 이에 따라 지난 319호부터 ‘고 정세영 명예회장 사후 2년 성적표’란 제하로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번 호에선 주식시장과 건설주들의 활황세에도 불구, 개미투자자들에게 외면(?) 받는 현산의 현주소를 취재했다.<편집자 주>

주식시장이 미쳐 있다. 6월7일 기준으로 8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초 1438.49 포인트로 시작된 코스피지수는 1753.04포인트로 거래를 마치며 8일 연속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이처럼 계속되는 상승행진 속에서 특히 관심을 모으는 주식이 ‘건설주’다. 뚜렷한 상승세로 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국내 주택시장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대부분의 대형건설사들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사업 덕분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 속에서 뒤늦게 이 흐름에 동참한 대형건설사가 있다. 바로 현산이다. 지난 5월 중순까지 상승무드에 동참하지 못하다가 5월17일을 기점으로 상승흐름에 합류했다.

실적부진이 왕따 초래

현산이 이처럼 뒤늦게 탄력을 받은 이유는 어디에 있는 걸까. 늦은 합류는 곧 타 건설사들보다 상승탄력이 뒤졌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국내 대형건설사의 주가가 평균 27% 오르는 동안 현산의 주가는 오히려 8%나 떨어졌다.
현산이 주식시장에서 한동안 ‘왕따’를 당한 것은 실적부진에 원인이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실제 국내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현산은 분양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분양한 가구수는 모두 4천5백50가구로 이는 예년의 절반수준에 해당한다. 지난 2005년 1만1천2가구, 2004년 8천7백2가구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사업에만 집중, 건설경기 악화가 이어지면서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탓이다. 실제 현산은 이에 분양 저조로 주택부분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3%에서 41%로 줄었다.
이 같은 현산의 행보는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산이 4월 내놓은 1·4분기 실적발표를 보면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1분기 1백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7%, 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 비해 91.1% 급감했다.
특히 영업이익 1백6억원은 올해 현산의 영업이익 목표인 3천4백69억원의 3%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기순이익 역시 1백58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전년동기 대비 77.8%, 직전분기 대비 79.6% 감소했다. 시공능력평가액 6위 건설업체의 위상이 실추된 셈이다.


▲ 주가그래프



업계 6위 위상 ‘무색’

현산의 실적 저조는 곧바로 주식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해외사업이 없는 현산이 국내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위기를 벗어날 방안 마련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 주식투자자들에 강했을 것 같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실제 현산의 주가는 5월11일 5만1천4백원(종가기준), 5월15일 5만2천원 등 지난 1월23일 4만8천7백원(종가 기준)으로 올해 최저가를 기록한 이래 계속 답보상태를 유지했다. 물론 지난 2월 한때 6만원선을 넘은 적이 있지만 3일도 버티지 못하고 급락한 바 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 3월22일 4만7천9백원을 찍은 뒤 상승하기 시작 5월15일 5만5천5백원을 기록하고 6월7일 현재 7만4천6백원으로 상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지난 4월3일 1만8천5백원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 5월22일에는 3만1백원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런가하면 대림산업은 지난 3월13일(7만9천1백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6월7일 현재 14만1천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6월4일에는 14만4천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현산은 순식간에 찾아온 위기 속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주택부분의 리스크 요인들이 계속 노출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현산이 위기 탈출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최근 현산은 적극적으로 대형 공사 수주에 나서면서 위기를 벗어나고자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주택만을 가지고 있는 현산의 주가흐름이 양호해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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