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탤런트 박예진이 캣우먼으로 변신한다. 오는 7월4일부터 방송되는 tvN 드라마 ‘위대한 캣츠비’에서 여주인공 페르수 역을 맡아 C급 청춘들의 사랑을 그린다. 극 중 3명의 남자로부터 사랑을 받는 박예진은 도도하고 현대적인 여성을 연기하며 현재 출연하고 있는 KBS 1TV 대하드라마 ‘대조영’에서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박예진은 그 동안 ‘대조영’에서 여전사 ‘초린’역으로 여린 마음을 강인함으로 포장한 말갈족 여인을 대변했으나 이번 ‘위대한 캣츠비’에서는 극 중 3명의 남성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매력적인 여인을 연기한다.
일편단심 “순수한 남자 ‘캣츠비’ 같은 사람 좋아”
몸매관리 무딜 정도로 털털, 주변 사람들은 답답
박예진은 겉과 속이 다른 배우다.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와 달리 지고지순하며 다른 여배우들에 비해 몸매관리가 무딜 정도로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다.
“제 이미지가 남자도 잘 꼬시고 과감한 편이라 생각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제 소심함에 답답해할 정도니까요. 사랑을 할 때도 그 한 사람만 너무 바라봐서 오히려 바보가 되는 경우가 더 많죠.”
본인의 성격과 달리 이번 ‘위대한 캣츠비’에서 연기하게 될 배역은 페르시아 고양이처럼 우아한 생활을 꿈꾸지만 어쩔 수 없는 길고양이 같은 페르수 역이다. 페르수는 6년 동안 만나던 남자친구를 배신하는 대신 완벽한 조건의 남자를 선택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극중 3명의 남성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되는 매력적인 인물. 그렇다면 박예진의 극중 이상형은 누가 될까.
“캣츠비 같은 남자가 좋아요. 능력이 있는 남자들은 많지만 캣츠비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사람은 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대조영’ 초린 언제 죽을지 몰라
강도하 작가의 만화 ‘위대한 캣츠비’는 개와 고양이를 의인화해 20대 청춘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2004년부터 10여개월에 걸쳐 인터넷에 연재돼 인기를 모았다. 2005년에는 대한민국 만화대상에 선정되기도 했을 정도니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이강훈 감독은 “눈을 감고 들으면 더 매력적인 목소리에 촉촉한 눈이 마음에 들었다. 페르수의 눈빛 연기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박예진의 캐스팅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출연이 결정되기 전부터 만약 ‘위대한 캣츠비’가 드라마로 제작된다면 페르수 역에 제가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진짜로 제의가 들어온 거예요. 사극과 전혀 다른 캐릭터라 기대가 아주 큽니다.”
하지만 페르수를 선택하기까지 박예진의 고민도 컸다. 현재 촬영중인 사극 ‘대조영’과 겹치기 때문이다. 사극이라 한 컷 촬영을 위해서라도 지방을 오가야 하므로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몸도 그만큼 축나게 될 게 뻔하다. 게다가 박예진이 연기하는 초린은 후반부에 죽는 설정이었는데, ‘대조영’이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올해 12월까지 연장이 결정됨에 따라 초린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결국 두 작품을 병행하며 확연히 다른 두 캐릭터를 소화해야 한다.
페르수에 초린 드러날까 조심
“몸이 힘든 것 보다 ‘대조영’ 촬영을 위해 지방을 왔다갔다 해야하다보니 시간을 많이 잡아 먹어서 걱정이에요. 저 때문에 오히려 다른 스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더욱이 ‘대조영’을 하루 이틀 촬영한 것이 아니라 저도 모르게 초린의 표정이 베어 있는 것 같아요. 페르수를 연기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할 사항이죠. 소화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긴 하지만 페르수 역에 익숙해지면 대조영의 초린과는 너무 다른 캐릭터이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무리가 될 것을 알면서도 이 작품을 포기할 수 없었던 박예진. 힘든 선택이었던 것만큼이나 작품에 임하는 각오가 비장하다.
“만화를 아주 재밌게 읽은 것과 달리 페르수에 대해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어서 이해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사실 전 양다리를 걸쳐본 적도 없거든요. 원작인 만화보다 드라마가 더 멋지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