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 존스의 "Feels Like Home"
미국의 보수적 음악평론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 노라 존스의 두 번째 앨범 "Feels Like Home"은, 그녀를 단박에 스타덤에 띄워올렸던 첫 앨범 "Come Away With Me"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아니, 마치 1집을 위해 녹음했다 남은 곡들을 모아놓은 듯 여겨질 정도로 '판박이'처럼 스타일이 일치하는 앨범이다.
재즈에 컨트리, 포크적 요소를 결합하고, 이를 다시 블루지한 감수성을 재단해내는 노라 존스의 '스타일'은 여전하고, 유난히 귀에 착 달라붙는 캐치한 튠을 즐기는 그녀의 취향 또한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Feels Like Home"은, 사실 '지겹다'는 반응이 나오기에 아직 이른 시점임에도 전도유망한 뮤지션에 대한 기대감 탓인지 지루하기 짝이 없고, 그저 에이브릴 라빈의 경우처럼 '같은 방향성에 사운드만 늘리는' 안일한 '소포모어 징크스'에서 벗어나, 그녀의 특기인 단조롭고 담백한 사운드를 고수했다는 점 정도에서 호감도를 유지시키고 있다.
첫 싱글커트된 'Sunrise'는 그만치 안정적이고, 동시에 진부하다. 캐치한 튠을 '주입식 교육'시키려는 듯 몇 번이고 메인 리프를 반복하는 구성이며, 현악기 연주를 삽입시킨 'Carnival Town' 역시 비슷한 구성 - 노라 존스 광팬들이라면 'Sunrise'에서 'sunrise'라는 단어가 몇 번이나 읊어졌는지, Carnival Town'에서 'lonely'라는 단어가 몇 번 읊어졌는지 내기라도 할 것 같다 - 으로 다소간 실망감을 준다. 블루지한 감수성이 배어있는 'What Am I To You', 한깨 컨트리계의 '여왕'으로 꼽혔던 돌리 파튼을 동원한, 노라 존스 사상 가장 빠른 템포의 곡 'Creeping In' 등이 주목할 만하고, '빈티지 노라 존스'라 일컬어질 수 있을 법한 'The Prettiest Thing' 등은 어떻게 노라 존스가 현재와 같은 '추앙'을 받게 되었는지를 증명해내고 있다. 확실히, 노라 존스와 같이 복합적이면서도 단순하기 그지없고, 음울하면서도 라이트한 면을 동시에 갖춘 뮤지션이란 참으로 특이하고 예외적인 존재인 것이다.
음악적 영감이 1집으로 고갈 - 흔한 일이다 - 되어 버린 것인지, 1집의 성공전략을 그대로 이어야만 한다는 고집인지, 아니면 이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 '상당히 이른 시점'에 단정지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됐건 노라 존스의 2집은, 과감히 '1집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될 법한' 앨범이라 말할 수 있으며, 전곡을 싱글커트화시키려는 앨범이 보여주는 한계 - 마이클 잭슨의 "Bad" 앨범처럼 말이다 - 를 거의 교과서적으로 짚어주고 있는 앨범이다. "Feels Like Home"은, 앨범 제목처럼 노라 존스에겐 '자기 집 같은' 여유로운 작업이었는지 모르지만, 듣는 이들로선 과도한 싱글커트화 전략으로 인해 앨범의 '주제'가 빠져버린 듯한 허망함을 안겨주고 있다. 어쩌면, 반복적인 작업을 했다는 점보다도, 이런 '반복적인 작업 중의 계산속'을 챙기려 했다는 점에서 더욱 실망감이 컸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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