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항공업계 정부 지원 절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 하늘길이 꽉 막힌 가운데 국내 항공사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을 비롯해 총 약 30개의 글로벌 항공사에게 기내식을 생산·납품하는 국내의 대표적 기내식 생산기지인 대한항공 기내식센터의 현 상황은 힘겨운 국내 항공사들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척도다.
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초 하루 약 8만 식의 기내식을 만들던 대한항공 기내식 생산 시설은 현재 사실상 휴업 상태다. 쉴 새 없이 바쁘게 기내식을 만들어야 할 공정은 현재 ‘멈춤’ 상태이며, 3월 말 기준으로 고작 하루 2900식만 생산하고 있는 실정. 현재 기내식을 공급하는 항공사도 2개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는 대한항공 뿐 아니라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외국 항공사에서 사용될 기내식을 최종 준비하고 항공기에 탑재하는 업무를 하는 곳인데, 이곳도 현재 썰렁한 상태다. 냉장고 시설은 창고로 사용되고 있으며, 기내식이 포장된 상태로 전 세계 하늘을 날고 있는 항공기에 차곡차곡 실려 탑승객들에게 음식을 전달하느라 바삐 움직여야 할 밀 카트(Meal Cart)들도 가득 쌓여 있는 상황에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든 산업이 깊은 나락 속으로 빠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는 그 충격을 고스란히 온 몸으로 받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 하늘길이 꽉 막혀 수요창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상당한 고정비 압박이 지속되며 2~3개월 안에 모두 도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항공협회는 대한민국 국적항공사들의 2월부터 6월까지의 매출 손실만 6조45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국제선 여객도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해 사실상 셧 다운(Shut-down) 상태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진정되지 않으면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경쟁력을 잃는 것을 넘어 모두 쓰러지게 될 것이라며,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정부 지원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적항공사들은 자구책으로 급여반납, 유·무급휴직 등을 시행 중. 하지만 항공사의 개별적인 노력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정부에서 현재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펼쳐놓고 즉각적이고 과감한 지원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만약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내 항공산업의 ‘생존’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내몰리게 될 것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 채권 발행시 정부(국책은행)의 지급 보증은 필수적”이라며 “전세계 항공업계 유동성 위기로 항공사 자체 신용만으로 채권(회사채, ABS, 영구채) 발행을 통한 경영 자금 조달 불가능 처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국책은행의 보증이 있어야 국적항공사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어 “지난 2월 저비용항공사(LCC)들을 대상으로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그 규모가 확대돼야 한다”며 “지원 대상도 대형 항공사를 포함한 국적 항공사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 실질적 지원 가능하도록 지원조건 (신용등급, 부채비율) 한시적 완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항공산업은 국가의 기틀을 짊어지고 있는 기간산업이다. 특히 수출·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대한민국의 산업적 특수성을 감안할 때, 항공산업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산업도 함께 무너질 가능성 커진다. 또한 국가 기간산업인 동시에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인 항공산업의 특성상, 한번 무너지면 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천문학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